펀드, 어떡하지…예상밖 폭락장…수익률 곤두박질

증시가 예상을 뛰어넘는 폭락 장세를 연출하면서 펀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지수 하락에 따라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글로벌 증시 하락을 촉발한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단기간에 끝날 사안이 아닌 만큼 다소 손실을 보더라도 일단 환매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실제 코스피지수가 129.91포인트(6.93%)나 하락한 지난 16일 증권사 영업점에서는 일부 거치식펀드 투자자들의 환매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섣불리 펀드 환매에 나서기보다는 주변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는 기회로 하락장을 활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또 시장의 변동성을 예측해 펀드 환매와 신규 가입을 결정하는 투자방식은 현실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락장에서 선방한 액티브펀드

19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돌파한 다음 날인 7월26일부터 지난 14일까지 국내 액티브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4.0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이 기간에 코스피지수가 7.73%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3.73% 덜 빠진 것이다.

반면 인덱스 주식형펀드는 이 기간에 지수 하락폭보다 큰 8.12% 떨어졌다.

해외 주식형펀드는 국내 주식형펀드보다 더 큰폭인 -6.14%를 기록했다.박승훈 한국투자증권 자산전략부장은 "액티브펀드가 지수가 고점을 기록한 이후 현금 비중을 늘리고 변동성이 큰 주식을 먼저 매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수익률도 비교적 선방했다"며 "그동안 수익률이 높았던 펀드들이 하락장에서도 잘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인덱스펀드는 주가지수가 급락할 때 하락폭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인내심을 갖고 시장 지켜봐야

전문가들은 단기 시황에 집착하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다.

길게 보고 일관되게 행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는 지적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 경제의 성장과 기업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가계 자산에서 주식 비중이 커지는 추세도 이어질 전망이어서 펀드를 보유하는 것이 낫다는 얘기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촉발된 이번 악재는 글로벌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포트폴리오 조정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만큼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것이 수익률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부득이하게 펀드를 교체한다면 당분간 조정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시장 수익률보다 펀드 수익률 변동폭이 낮은 펀드,즉 베타계수가 낮은 상품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반면 변동성이 큰 중소형주에 주로 투자한 펀드 비중은 낮출 필요가 있다.

최근 하락장에서는 외국인들의 매도로 대형주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본격적으로 증시를 흔들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중소형주의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조완재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중소형주 펀드 일부를 차익 실현하고 대신 대형주 투자 비중이 높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베타계수가 낮은 펀드의 비중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신규 투자자라면 분할가입 바람직

최근 하락장은 신규 투자자에게는 기회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올 들어 주식형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의 평균 지수대는 1700∼1750포인트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최근 증시는 이보다 낮은 수준에서 펀드 가입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 주고 있다.

박승훈 팀장은 "지수가 큰폭으로 빠진 만큼 새로 펀드에 가입하는 투자자라면 해외펀드와 국내펀드 등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분할 가입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추문성 신한BNP파리바투신 해외운용팀 이사도 "서브프라임 문제가 우량 채권의 부실로 연결되지만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중국 등 이머징 시장의 투자 매력도는 높다"며 "금융시장 불안 문제가 해소되면 시장은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저점 매수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김태완/김남국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