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의류매장은 반짝 아울렛?

이월상품 최고 90% 파격 할인전 잇단 개최

롯데백화점이 한 패션업체와 제휴,1년이 지난 재고(이월) 상품을 이례적으로 아울렛몰보다 싼 '땡처리' 가격 수준에 판매하고 나섰다.롯데는 앞으로도 이처럼 재고물량을 싹쓸이해 경쟁업체의 이월상품전보다 싸게 내놓는 특별전을 수시로 열 계획이어서 관련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3일까지 서울 소공동 본점 등 수도권 9개점과 부산점 등 지방 4개점 의 모두 13개점에서 '코오롱 패션 위크전'을 연다.

이번 행사에는 125만원에 팔아온 맨스타 캐시미어 100% 코트를 30만원,119만원짜리 맨스타캐주얼 가죽재킷을 15만원에 판매하는 등 최고 88% 저렴하게 판매한다.문언배 롯데백화점 바이어는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가격에 상품을 공개하는 이번 행사를 통해 협력업체는 재고 부담 비용을 줄이고 고객들은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윈·윈 행사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행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정기세일 직후 20~30%,나온 지 6개월에서 1년 지난 이월상품은 정상가 대비 50~60% 정도 싸게 팔아온 백화점 업계의 상식을 뒤엎는 할인행사인 셈이다.

비슷한 시기에 일제히 브랜드별 기획전을 벌이고 있는 현대,신세계,갤러리아 백화점의 이월상품 가격은 정상가 대비 최고 60% 싼 수준이다.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정기세일 후 많게는 네다섯 차례 세일행사를 거쳐 아울렛으로 물건이 내려가는데 이곳에서도 정상가보다 90% 가까이 싸게 파는 경우는 보기 힘들다"며 "백화점이 아울렛 물량까지 싹쓸이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는 물량도 단순히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해 10여벌 준비하던 미끼상품 수준을 넘어선다.

정가보다 95만원을 깎아주는 캐시미어코트는 1000벌,105만원 저렴하게 파는 가죽재킷은 800벌 등 모두 3만벌이 이번 기획행사 물량으로 준비돼 있다.코오롱패션이 창고에 쌓아두었던 재고물량을 통째로 롯데백화점 매장에 부려놓은 셈이다.

이번 행사는 지난 4월 롯데백화점 , 코오롱패션 대표 차원에서 협의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아울렛업체 관계자는 "요즘이 비수기인데다 날씨마저 좋지 않아 매출을 올리기 위해 나온 아이디어인 것은 이해하지만 최근 세일기간을 줄여 정상가에 판매하겠다고 선언한 1등 업체가 아울렛으로 흘러갈 재고물량까지 싹쓸이해가는 것은 좀 지나친 처사"라고 비난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