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사태 겹쳐 CD금리 뜀박질

은행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9일 콜금리 목표치를 인상한 이후 10여일 만에 91일물 CD금리는 5.10%에서 5.26%로 0.16%포인트나 뛰었다.이에 따라 각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CD금리 인상분이 반영되면서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문제는 CD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것.시장 관계자들은 지금과 같은 자금 수급구조라면 CD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자들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CD금리 왜 계속 오르나

한국은행은 7월과 8월 두 달 연속 콜금리 목표치를 인상했다.단기자금시장의 기준이 되는 콜금리 목표치가 인상되면 CD금리도 이를 반영해 오르게 된다.

CD금리는 콜금리 목표치가 인상된 당일 무려 0.11%포인트 뛴데 이어 거의 매일 0.01%포인트씩 상승하고 있다.

CD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데는 수급상 이유가 크다는 것이 채권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예금이 증권사 CMA(종합자산관리계좌)와 주식형펀드로 빠져나가면서 은행들은 자금조달을 위해 CD 발행을 늘리는 반면 CD에 주로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나 채권형펀드에서는 돈이 빠져나가 CD 매수 여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급이 늘어나는데 수요가 줄면서 CD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7월 말까지 은행 실세 요구불 예금과 저축성 예금은 전년 말 대비 14조원가량 감소했다.

반면 은행 대출은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7개월 새 50조3000억원이 급증했다.

7월부터 증가폭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증가세는 유지되고 있다.

이처럼 예금을 통한 자금조달은 여의치 않은데 대출은 늘어 은행들은 CD와 은행채 발행을 늘려 자금을 조달해 왔다.

은행들의 올해 CD와 은행채 발행금액은 전년 말보다 각각 16조2000억원과 17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처럼 은행들의 CD 발행은 늘고 있는데 CD의 주요 투자처인 MMF와 채권형 펀드에선 올 들어 각각 3조원과 4조원이 빠져나갔다.

최근엔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문제도 CD 발행 증가와 CD금리 인상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높아지면서 은행채나 회사채보다 국고채나 통안채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은행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은행들이 CD 발행을 늘리고 있어서다.


◆추가 상승 가능성 높아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급상의 불균형이 단기간 내에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당분간 CD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금이 필요한 은행들로서는 CD 발행을 계속해서 추진할 수밖에 없어 금리의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콜 등 단기자금 시장엔 여유가 있지만 대출영업을 위해 중장기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예금을 통한 조달이 줄어들 경우 CD나 은행채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향후 신규발행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지난해 11월 한은이 전격적으로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면서 은행들이 연말에 발행한 CD규모가 20조원 가까이 되기 때문에 이들 CD의 차환발행 수요를 시장에서 소화하기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 CD금리는 이들 CD의 만기가 집중된 5월 8월에 '계단식'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선 현재 5.0%인 콜금리 목표치와의 격차(스프레드)를 감안할 때 최소한 5.3% 이상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전략팀장은 "CD금리가 올라가면 은행의 조달 비용이 증가하지만 이자수입도 늘어난다"며 "주택담보대출은 90%가 변동금리이기 때문에 금리상승으로 인해 대출규모가 줄어들 때까지는 은행들이 CD금리 상승(비용증가)에 민감해하지 않고 CD 발행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최 팀장은 "한국은행이 긴축적인 통화정책 방향을 바꿀 때까지는 CD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