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탱크' ‥ 세계가 보고 있다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러나 초반 부진을 딛고 2위로 마무리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최경주(37·나이키골프)가 미국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첫 대회인 바클레이스에서 아쉽게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경주는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 2위로 치솟아 우승상금 1000만달러(약 94억원)를 놓고 벌이는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최경주는 27일(한국시간) 뉴욕주 해리슨의 웨스트체스터CC(파71)에서 끝난 대회에서 4라운드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스티브 스트리커(미국)에게 2타 뒤져 2위로 대회를 마쳤다.

타이거 우즈를 제외한 톱랭커들이 모두 출전한 대회에서 2위를 한 것은 박수를 받을 만하지만,최경주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대회였다.

최종일 초반 부진을 딛고 15번홀에서 1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선 상황이었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3라운드까지 스트리커에게 1타 뒤진 최경주는 최종일 8번홀까지 보기 3개를 범하며 선두권에서 내려갔다.

그러나 9,10,12번홀에서 잇달아 버디를 잡고 스트리커와 공동선두가 되며 다시 우승경쟁에 불을 지폈다.

15번홀(파4)에서는 15m거리의 버디퍼트가 들어가 1타차 단독 1위에 나섰다.

경쟁선수는 스트리커 한 명뿐이어서 시즌 3승이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6년간 146개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스트리커의 집념이 대단했다.

16번홀(파3) 3.6m 버디퍼트를 시작으로 17번홀(파4) 1.2m,18번홀(파5) 2.4m 거리의 버디퍼트를 잇따라 성공하며 최경주의 추격을 2타 차로 따돌린 것.통산 4승째.스트리커는 이 대회 나흘 동안 단 한 번도 3퍼트를 하지 않았으며,2.4∼2.7m와 90cm∼1.2m 거리의 퍼트를 모조리 성공할 만큼 퍼트가 완벽에 가까웠다.

최경주는 페덱스컵 포인트 10만2900점으로 이 부문 2위로 발돋움했다.

상금 75만6000달러를 받아 시즌 상금(442만9659달러) 랭킹은 3위로 올라섰다.

더구나 31일 시작되는 플레이오프 2차전 도이체방크챔피언십에서 스트리커,페덱스컵 랭킹 3위인 로비 사바티니(남아공)와 함께 1,2라운드 동반플레이를 펼칠 예정이어서 '복수전'이 예상된다.

최경주는 경기 후 "초반에 스윙이 좀 빨라 보기를 3개나 범했으나 잘 마무리했다"며 "남은 3개 대회가 있기 때문에 체력안배를 위해 휴식을 취하면서 쇼트게임 위주로 샷을 가다듬겠다"고 말했다.

재미교포 앤서니 김(22·나이키골프)은 이 대회에서 공동 17위를 한 데 힘입어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을 35위로 끌어올렸다.

바클레이스대회에 불참한 우즈는 페덱스컵 포인트 추가없이 10만점으로 랭킹 4위로 밀려났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