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패션ㆍ뷰티] 이 가을엔 나도 멋쟁이…

●롯데백화점 패션팀 '가을男'제안

콤비룩에 터틀넥 니트… '난 20代 오빠'#.올해 마흔살인 직장인 김공로씨에게 '아저씨'라는 단어는 언제나 낯설다.

마음은 20대 그대로이니까.

그렇지만 툭 불거져 나온 배와 이마에 잡히는 주름은 이내 슬픈 현실을 일깨워준다.그에게도 희망은 있다.

옷이 날개라고 하지 않았던가.

늦더위가 한풀 꺾이면 가을이 찾아올 터이고,조금만 신경 쓰면 '가을남(秋男)'으로 변신할 수 있다.그렇다면 과연 올 가을엔 뭘 사면 될까.

염동호 롯데백화점 남성매입팀 CMD는 "콤비 룩이라고도 불리는 세퍼레이트 재킷(seperate jacket)으로 멋을 내면 좋다"고 권했다.

콤비 룩의 장점은 굳이 비싼 정장을 사지 않고 평소 입던 정장만으로도 효과를 톡톡히 낼 수 있다는 점이다.검정색과 회색은 누구나 한 벌쯤 갖고 있기 때문에 상·하의를 서로 교차해서 입기 만해도 완전히 새로운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성글게 짠 터틀넥 니트를 입으면 금상첨화다.

터틀넥 니트는 이번 시즌에 가장 주목되는 남성 아이템으로 두껍지 않은 얇고 부드러운 짜임으로 착용감이 우수하며 세퍼레이트 재킷과 코디가 용이해 많은 남성들이 선호할 전망이다.

때론 직장 동료들에게 '바람난 것 아니냐'는 핀잔을 들을 정도로 과감하게 실루엣을 살린 정장을 입는 것도 삶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올 남성 정장은 작년에 이어 '슬림'이 대세"라고 설명했다.

카디건(cardigan)도 멋스러움을 내는 데 제격이다.

물론 잘못 입으면 오히려 더 나이들어 보일 수 있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색상과 디자인을 요즘 유행에 맞게 고른다면 비즈니스 모임에서나 자녀들과의 나들이 때 제대로 폼을 잡아볼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짙은 회색 정장 바지에 몸에 살짝 붙는 검정 폴라 스웨터를 입고 그 위에 옅은 회색의 재킷을 매치하면 한결 세련된 느낌이 난다.

셔츠 위에 스웨터를 겹쳐 입어도 멋스럽다.

셔츠와 스웨터는 바지와 같은 계열로 비슷한 명도로 맞추는 것이 효과적이다.

좀 더 캐주얼한 자리에서 개성 있는 패션을 강조하고 싶다면 버튼다운 셔츠에 니트 타이를 매치해도 좋다.

●디자인실장 '가을女'제안

검정조끼에 흰 셔츠… '소년같은 소녀'

#.직장 생활 10년차의 이수희씨도 올 가을 변신을 꿈꾼다.

트렌드란 말은 신문이나 TV에서 들었을 뿐,늘 '무난함'이라는 함정에 빠져 있던 그녀도 올해만큼은 과감한 일탈을 원하고 있는 것.올 가을 여성 패션의 코드는 단연 '강한 여성'이다.

허리는 잘록하되 어깨는 당당한 마치 1930년대의 할리우드 여배우를 연상시키는 관능과 소년적 취향을 결합한 스타일이 주류가 될 전망이다.

정장이나 원피스를 구입한다면 색상은 단연 짙은 회색이다.

김은정 쿠아 디자인실장은 "지난 시즌까지 최고 유행색이 검정이었다면 가을·겨울 시즌엔 다양한 회색이 트렌드 컬러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한다.

엄격한 차콜 그레이(석탄처럼 짙은 회색)부터 섬세하고 여성적인 라이트 그레이(연회색)까지 회색은 도시적인 느낌으로 주목받는다.

특히 가장 주목해야할 스타일을 한 가지 고르라면 단연 매니시룩(mannish look)이다.

'소년 같은 소녀'라고 부르면 딱 들어맞을 룩(look)으로 최근 인기리에 방송 중인 TV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주인공 윤은혜가 극중에서 입고 있는 의상들을 연상하면 된다.

박난실 '씨' 디자인실장은 "검정 조끼에 흰 셔츠 혹은 블라우스,폭이 좁은 검정이나 펄이 섞인 은회색 넥타이를 느슨하게 내려 묶는 스타일을 말한다"며 "허리선까지 짧게 떨어지는 조끼나 엉덩이를 덮으면서도 앞섶쪽에 시폰을 달아 스카프를 맨듯이 연출한 조끼 등이 나와 있다"고 소개했다.

여성의 관능미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일명 호피 무늬라고 불리는 '레오파드 프린트'도 올 가을 부각되는 디자인이다.

코트 전체에 호피무늬를 넣은 것부터 면분할 효과를 노리고 등이나 어깨부위에만 살짝 얹은 것까지 다양하게 나왔다.

남성적인 느낌이 강한 체크무늬도 유행이다.

정장류에 특히 많이 채용돼 클래식하면서 우아한 분위기를 살려준다.

풍성한 가을로 접어든 만큼 바지도 실루엣에 여유를 준 스타일이 많이 나온 편이다.캐주얼 바지쪽에서는 승마바지처럼 엉덩이와 허벅지 부위에 약간의 볼륨을 준 스타일,정장쪽에서는 바지폭이 밑단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와이드팬츠가 시즌 유행상품으로 인기를 얻을 전망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