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어주는 이 한마디 "I am sorry"

소득 높을수록 많이 써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미국에선 '죄송합니다(I am sorry)'라는 짧은 한 마디를 자주 쓰는 사람이 돈을 많이 번다는 이색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미국의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조그비 인터내셔널은 미국인 7590명을 온라인으로 인터뷰한 결과 연봉이 10만달러 이상인 고소득자가 연봉 2만5000달러 이하의 빈곤층보다 두 배 정도 사과를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자신이 잘못했다고 느꼈을 때 사과하느냐'는 질문에 연봉 10만달러 이상인 사람 가운데 92%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연봉이 적을수록 사과 빈도도 낮아져 연간 2만5000달러 이하 소득자는 52%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자신이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했을 때도 사과하느냐'는 질문에도 마찬가지 경향이 나타났다.

1년에 10만달러 이상을 버는 사람 가운데 '그렇다'고 대답한 사람은 22%였지만 2만5000달러 이하 소득자 중에서는 13%에 그쳤다.

소득이 높은 사람일수록 사과를 더 많이 한다는 것이다.이 같은 결과에 대해 비즈니스 컨설턴트 피터 쇼는 "성공한 사람은 자신의 실수에서 배우려 하고 인간 관계의 복원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티 넴코 커리어 전문가는 "고소득자들은 총명할 뿐 아니라 자신을 더 안전하게 지키려는 성향이 있다"며 "이들은 잘못했을 때 사과하는 게 자신의 경력에 흠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해석도 있다.고소득자들은 무슨 일을 할 때 허락을 덜 받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들은 허락을 받기보다는 일단 일을 마친 후 사과하는 편이 간단하기 때문에 '미안하다'는 말도 자주 한다는 논리다.

높은 지위에 있을수록 더 많은 사람들을 짓밟거나 무시하기 때문에 '사과해야 할 상황'에 자주 몰린다는 주장도 있다.

'미안하다'는 말은 성공적인 결혼생활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한 사람은 타인과 다툰 후 싱글이나 이혼자보다 사과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조사를 의뢰한 미국 온라인 보석판매회사 '더펄 아울렛'의 테리 셰퍼드 사장은 "조사의 결론은 많이 벌고 싶으면 '미안하다'고 말하는 법을 배우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