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기업 해외M&A 지금이 적기"

서브프라임 충격 큰 영향 안받고 자금조달
서브프라임 충격 큰 영향 안받고 자금조달

대만ㆍ인도 등 활발…엔高바탕 日 움직임 주목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글로벌 신용위기가 아시아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보도했다.

신용경색이 미국과 유럽 기업 및 사모펀드의 자금 사정을 압박하고 있는 반면 아시아 기업들의 경우 이번 사태로 큰 영향을 받지 않아 자금 조달이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시아 기업들은 최근 신용위기를 기회로 삼아 대형 M&A 거래를 잇따라 성사시키고 있다.대만 에이서는 미국 PC업체인 게이트웨이를 7억1000만달러에 인수하며 미국의 델과 HP에 이어 업계 3위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달 말 한국의 두산인프라코어는 미국 잉거솔랜드로부터 소형 건설기기 부문 세계시장 1위인 밥캣을 49억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시장조사 전문 업체인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기업들은 이달 들어 63억9000만달러 규모의 M&A를 이뤄냈다.지난해 같은 기간의 62억8000만달러보다 늘어난 액수다.

또 인도 최대 트럭 및 버스 제조업체인 타타그룹은 포드가 매각을 추진 중인 랜드로버-재규어의 인수를 추진하는 등 아시아 기업들이 경쟁 기업 인수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의 존 레벤 아시아 M&A총괄 대표는 "M&A시장에서 아시아 기업들의 상대적 지위는 신용경색 이전보다 상승했다"고 진단했다.특히 일본 기업들은 엔고(円高) 현상을 바탕으로 글로벌 M&A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는 평가다.

환율 효과로 인수 대상 기업들을 저렴하게 인수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라자드 프레레스 도쿄 지사의 하타케야마 야수 대표는 "해외 M&A를 통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일본 기업들에 이번 신용위기야말로 더없이 좋은 호기"라고 평가했다.

신용위기로 기업들이 매각 희망 가격을 낮추고 있는 점도 아시아 기업들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예컨대 세계 최대 건축자재 유통업체 홈데포는 신용경색 여파로 당초 가격보다 18%나 낮은 85억달러에 건자재 도매사업부를 매각키로 잠정 합의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