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0년대 한강이남 겨울 사라진다

지구 온난화로 한반도의 기온이 1도 올라갈 경우,낙동강 유량이 최대 21.6% 정도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반세기 이후 동해의 평균 수온은 지금보다 4.1도 상승해 한반도 해역이 열대성 해역과 유사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2090년대부터는 수도권 이북을 빼고는 한반도에서 겨울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구성한 '한국기후변화협의체'는 3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미래 기후 변화 전망과 생태계에 미칠 영향과 대책을 논의하는 기후변화학술대회를 개최한다.이 자리에선 지구온난화가 한반도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들을 분석한 31편의 최신 논문들이 선보인다.

배덕효 세종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팀은 학술대회에 앞서 공개한 발표자료를 통해 "5대강 유역을 대상으로 연평균 기온,강수,유출변화율을 이용해 수자원 민감도를 분석한 결과 낙동강과 영산강 유역이 기후 변화에 따라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반도 5대강의 유량이 20% 안팎까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의 기후 예측 시나리오대로 온난화가 진행된다고 가정했을 때 기온이 1도 상승하면 강물의 증발·증산량은 3.4∼5.3% 늘어나고,강수량은 ±10% 정도 변화한다는 것. 이에 따라 강물의 유량은 낙동강의 경우 -21.6%∼14.6%로 변화의 폭이 가장 크고,영산강은 -19.9%∼12.7%,한강 -18.2%∼12.4%,섬진강 -18.4%∼10.6%,금강 -17.5%∼11.5% 등으로 예측됐다.연구팀은 "낙동강 유량이 최대 21.6% 줄어든다면 물 부족과 수질 오염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바닷물 온도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반세기 후 한반도 해역은 열대바다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윤진희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2071∼2100년 동해 바닷물은 1970∼2000년에 비해 평균 4.1도 상승하고 난류가 북쪽으로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동한난류가 북상하고 어종이 아열대성과 열대성으로 변하는 등 해양생태계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반도에서 겨울이 사라져 4계절이란 말도 없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권원태 기상청 기후연구팀장은 "2090년대 서울의 겨울은 1920년대와 비교해 36일 짧아지고 여름은 20일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1910∼2000년 서울 부산 등 6곳의 기상 관측 지점의 계절 시작과 종료일 및 계절 길이 변화,앞으로 계절 길이 변화 분석 자료에 따른 전망이다.

연구에 따르면 12월부터 3월 초까지 이어졌던 서울 지방의 겨울은 2090년대에 들어서면 12월 하순에 시작해 2월 중순이면 끝나 채 두 달을 지속하지 못한다. 부산은 6월 들어 시작되던 여름이 5월 초부터 시작돼 10월 말까지 이어진다.반면 한 달가량이던 겨울은 아예 사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김철수/김동욱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