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내수 살아나‥건설.해외경기 변수

국내 경기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는데도 지난달 국내 산업생산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3% 늘어나고 소비재 판매가 9.8%나 증가했다는 사실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더욱 반가운 것은 내수 회복이 산업생산을 큰 폭으로 증가시켰다는 점이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내수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한국은 침체에 빠져있던 내수소비가 기지개를 펴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이 강한 탄력을 받았다지만 건설경기 부진은 여전하다"며 "건설 경기와 선진국 경기가 향후 경기의 향방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오랜만의 강한 소비회복세

7월 산업생산이 10개월 만에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인 것은 내수소비 급증 때문이다.지난 6월 3.8%에 그쳤던 내수용 출하가 7월에는 12.6%로 늘어났다.

승용차 컴퓨터 가전제품 등 내구재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9% 급증한 것은 경기상승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소비회복 패턴으로 볼 수 있다.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과 유럽 등에서 소비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내수소비가 큰 폭으로 늘어남에 따라 국내 경기가 견조한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산업생산 측면에서는 반도체와 LCD부품,휴대폰 생산이 늘었고 기계장비와 화학제품도 증가세로 반전했다.

지난해 파업이 있었던 자동차 생산이 늘어난 것도 산업생산 증가에 기여했다.

이에 따라 현재 경기상태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1.4로 전월 대비 0.5포인트 올랐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 비도 전월 대비 0.4%포인트 올라 4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건설경기 부진이 걸림돌

문제는 경기회복의 한 축을 담당했던 설비투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건설경기가 급랭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11.4%)과 6월(9.2%)에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설비투자 증가율이 7월에는 1.3%로 둔화됐다.

그러나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6% 증가해 추세적으로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경기는 7월 중 수주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9% 줄어 침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고용 측면에서도 증가세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며 경기회복을 진단하면서도 "아직까지는 임금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어 본격적인 회복 추세로 들어섰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기업체감경기는 큰 폭 개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 전망치는 111.8로 지난 3월(112.3)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증가와 수익성 개선,민간소비 회복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산업별로는 제조업(111.3)과 비제조업(112.6)이 모두 좋아질 것으로 기업들이 전망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