뚫어라! 해외인턴십

인턴십은 이제 취업문을 뚫으려는 대학생들에겐 필수코스가 됐다.

커리어를 쌓으면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고 취업 가능성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외국계 기업들이 실시하는 '해외본사 인턴십'은 '인턴의 꽃'으로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외국계란 점 못지 않게 유행처럼 번져가는 해외연수의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 다른 취업 준비생들과 차별화된 경력을 쌓을수 있어서다.

인턴십 과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취업이란 과실도 따게 된다.외국계 기업들도 한국 대학생 인턴십을 회사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인재를 선점하고 시장 개척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회사 이미지를 제고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도 적지 않다.

상호 '윈-윈'게임인 셈이다.그렇지만 한국지멘스와 한국HP,한국MS 등 10여개 외국기업만이 이공계생을 중심으로 해외인턴십을 운영하고 있어 경쟁률이 매우 높다. 한국지멘스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최근 서강대와 한양대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을 선발해 독일 본사로 인턴십 프로그램 연수를 보냈다.

1998년 시작돼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이 프로그램은 매년 6∼7명의 학생들을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독일 각지로 보내 전공 관련 업무를 수행토록한다. 전자,전기,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는 공대생과 일부 경영대생들이 그 대상이며,다양한 기술과 인력개발 세미나,전공 업무 관련 상담,그룹 프로젝트 등으로 구성된 과정을 이수하게 된다.이와 함께 '지멘스 학생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문화 세미나 참가 및 타국 학생들과의 교류 기회도 갖는다.

2003년 지멘스의 독일현지 인턴십 프로그램을 거쳐 한국지멘스에 취업한 임진재 대리는 "대학원 재학 중에 영어면접 등을 거쳐 인턴으로 선발된 후 5개월간 독일어 교육을 받고 현지 인턴을 경험했다"면서 "레겐스부르크에서 엔진제어장치 분야 연구를 하면서 외국의 기업문화도 동시에 몸으로 익힐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HP는 지난달 20일 '제4기 HP 글로벌 체험단'을 미국 실리콘밸리로 보냈다. 4개월간 2차에 걸친 미션수행을 통해 38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9개 대학 13명의 학생들은 현지에서 글로벌 IT기업의 구조 및 시스템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인 HP,인텔,MS의 본사와 미국 명문 대학을 방문하고 인사 담당자와 만남의 시간도 가져 글로벌 인재상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다.

미국 현지에서 팀별활동을 통해 미션수행 능력을 평가 받고 3차 미션 통과자 3팀(6명)은 겨울방학 기간 한국HP의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한국HP 관계자는 "글로벌 체험단 출신은 회사 입사지원시 이미 검증된 인재인 만큼 서류전형이 생략되고 채용에서도 긍정적으로 고려된다"고 전했다.

퀄컴은 2003년부터 매년 25여명의 이공계 대학생들을 선발,미국 샌디에고에 소재한 퀄컴 본사 견학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본사를 방문한 학생들은 퀄컴의 차세대 기술을 소개받는다.

올해도 제안서 심사와 영어 인터뷰 등을 통해 이공계 대학생을 선발,8월18일부터 25일까지 본사 방문 프로그램을 가졌다.

본사 방문 프로그램을 경험한 학생들은 퀄컴 인턴십에 지원할 경우,가산점을 받는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마이크로소프트 스튜던트 파트너'를 모집했다.

10개월 동안 진행되는 인턴십에서는 전세계 70개국 약 2000명의 해외 학생들이 모여 IT기술과 글로벌 시장 트렌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스튜던트 파트너 워크숍'도 가졌다.

이 밖에 해외 본사로 직접 가지는 않더라도 해외와 동일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는 외국계 회사도 적지 않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2003년부터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국썬에서 6개월간 실제 업무 훈련의 기회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썬 스타'를 실시하고 있다.

평균 경쟁률이 64 대 1인 이 프로그램은 지원자가 엔지니어,교육,홍보,회계,인사 등 다양한 직무를 선택해 1 대 1 멘토링을 통해 업무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인기 분야의 경우 경쟁률이 120 대 1에 달한다.

선발된 연수생은 6개월 동안 실제 업무 패턴과 같은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지금까지 약 230여명이 썬스타 프로그램을 수료했으며 한국썬 뿐 아니라 MS,SAP 등 국내외 유수 기업에 취업,99%의 취업률을 자랑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들은 "영어 면접은 기본이고 외국 문화와 조직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한 자세를 높이 평가한다"면서 "전공지식 외에 명쾌하게 자신의 주장과 생각을 표현하는 프레젠테이션 스킬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학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대비해야 좁은 문을 뚫을수 있다는 얘기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