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한미캐피탈 인수‥朴회장 '비은행 강화' 성과

우리금융그룹이 한미캐피탈을 인수한다.

취임 초부터 캐피털사나 보험사 인수를 통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려던 박병원 우리금융 회장의 구상이 처음으로 구체화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우리금융지주는 31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MBK파트너스로부터 한미캐피탈을 주식 849만주(51.5%)를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인수 가격은 2711억원이며 우리금융은 14일께 인수대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한미캐피탈은 지난 6월 말 기준 총자산 8700억원의 업계 10원권의 캐피털사로 자동차 리스와 할부금융에 주력하고 있다.우리금융은 한미캐피탈의 자동차 금융 사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소액대출 등 소비자금융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박 회장은 취임 초부터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소비자금융업과 보험업 진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지난 6월에는 론스타로부터 스타리스를 인수하려 했지만 효성캐피탈에 밀렸고 이번 한미캐피탈 인수전에서도 MBK와 먼저 매각협상에 착수한 농협에 선수를 빼앗겼지만 막판에 높은 가격을 제시해 한미캐피탈을 인수하게 됐다.우리금융은 보험업 진출에도 적극 나서기로 하고 최근 LIG생명 인수 공개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캐피털사와 보험사를 인수해 금융그룹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박병원 회장의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도 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 때와는 달리 박 회장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예보 관계자는 "인수대금이 6조원 이상 들었던 LG카드 인수전 때와는 달리 한미캐피탈과 LIG생명을 인수하는 데 큰 자금이 들어가지 않는 만큼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