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ㆍ조선 … 지금은 호황이지만 미래는 마음 놓을 수 없다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철강,조선업계가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해 줄 신사업 영역으로 전선(戰線)을 확대하고 있다.

언제 닥칠 지 모르는 기존 주력사업의 성장 정체에 대비해 새 수익원 개척에 나선 것. 철강업계는 철강 이외의 신천지 개척에 나서고 있으며 조선업계는 경쟁사의 주력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철강


국내 철강업체들이 신사업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철강산업을 둘러싼 국제환경이 급변하면서 철강 이외의 '새 우물'을 찾기 위한 철강업체들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급변하는 국내외 철강산업의 재편 과정에서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 기존 사업과는 전혀 다른 신규 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는 셈이다.

철강업계가 미래유망산업으로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신재생에너지, 자원개발, 정보기술(IT) 등 다양하다.'새 우물' 찾기에 가장 앞장서는 기업은 철강업계의 맏형인 포스코다.

포스코는 발전용 연료전지, 마그네슘 판재, 소수력발전 등 에너지와 비철금속 분야 개척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회사는 발전 자회사인 포스코파워를 통해 총 2250억원을 투입, 오는 2010년까지 2단계에 걸쳐 연산 100㎿ 규모의 연료전지 생산공장을 건설키로 하는 등 연료전지사업을 신성장동력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최근에는 이를 위해 한국전력과도 손잡았다.

포스코는 또 연산 3000t 규모의 마그네슘 판재공장을 준공, 미래의 금속으로 평가받는 '마그네슘 판재'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소수력발전설비를 통한 전력 생산, 판매를 통해 매년 2934t씩 향후 10년 간 탄소배출권도 확보하게 된다.

동국제강은 IT와 기계, 물류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인수한 휴대폰키패드업체 DK유아이엘을 발판으로 IT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으며 기계(국제종합기계), 물류(국제통운, 동국통운, DK에스앤드)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열교환기,압력용기,보일러 등 화학기계 제조업체인 대경기계기술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태양광발전설비의 핵심 부문인 태양전지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키로 한 한국철강은 충청북도 증평에 약 2만평 규모의 공장부지를 매입하고 조만간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동국산업도 풍력발전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정하고 계열사를 잇따라 신설하고 있다.

문배철강도 자원개발사업 및 신재생에너지 설비 제조 및 판매·보수를 지난 주총에서 정관에 명시했다.




조선


글로벌 절대 강자인 국내 조선업계가 최강의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 영토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경쟁사의 주력 선종이나 새로운 분야로 영역을 넓히며 성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컨테이너선 수주에 주력했던 현대중공업은 삼성중공업이 강세를 보여왔던 해양플랜트 사업으로 주력 분야를 확대하기 위해 최근 울산조선소에 해양플랜트 건조용 제10도크를 건설키로 했다.

2009년 완공 목표인 10도크는 국내 최대 규모인 100만t급으로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FPSO) 2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다.

업계는 새 유전개발이 매년 6∼8%씩 증가하면서 한해 평균 160억달러(시추시설 10기,생산설비 20기) 규모의 해양플랜트가 신규발주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양플랜트의 강자인 삼성중공업은 대우조선의 주력분야인 LNG선(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잡은 데 이어 장기적으로 고부가가치선인 크루즈선(대형 호화 유람선)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회사의 LNG선 수주잔량은 39척으로 세계 최대이며 올해만 6척의 LNG선을 수주하는 개가를 올렸다.

최근에는 세계 유수의 여객선 전문 조선소를 제치고 유럽 최대 여객선사로부터 준크루즈급 고급 여객선을 수주, 크루즈선 시장에도 바짝 다가섰다.

삼성중공업은 2010년을 전후해 크루즈선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는 목표 아래 8만5000t급 초대형 크루즈선의 선형을 개발해 놓고 있다.

2000년부터 LNG선 시장을 주도해 왔던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의 텃밭인 컨테이너선 시장을 넘보고 있다.

이 회사는 올 들어 컨테이너선 수주에 주력하며 선두주자인 현대중공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우조선이 하반기 이후 수주한 29척의 선박 중 24척(4조9943억원 규모)이 컨테이너선이다.이 회사는 올해 총 71척(약 87억3000만달러 규모)의 컨테이너선을 수주,전체 수주액 중 컨테이너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58%에 달하고 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