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In Focus] 日 아베 새 내각 또 '흔들'

농수산상 1주일만에 경질… 책임론 거세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 7월 말 참의원 선거 참패 이후 새출발을 위해 개각을 단행했지만 신임 농림수산상이 국고횡령 논란으로 임명 일주일 만에 경질돼 또 한번 위기를 맞았다.아베 총리는 최근 국고 부당수령 사실이 밝혀져 야당 측으로부터 사퇴압력을 받던 엔도 다케히코 농림수산상을 3일 경질하고,후임에 와카바야시 마사토시 전 환경상(73)을 임명했다. 엔도 농림수산상은 자신이 조합 이사장으로 있는 농업공제조합이 폭풍우나 서리 피해를 보상해 주는 농업공제금을 받을 때 조합가입자 수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115만엔을 국가로부터 부당하게 수령한 사실이 최근 발각됐다.

엔도 농림수산상의 사퇴로 작년 9월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정치자금 문제나 실언 등 불상사로 중도 퇴진한 각료는 5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 중 3명이 농림수산상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7일 개각을 단행하면서 부정부패 등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엔도의 사퇴로 사전검증 부실과 임명 책임론이 다시 부각돼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특히 새 내각 출범 후 일주일 만에 중도 낙마자가 나옴에 따라 참의원 선거 참패 이후 개각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던 아베 총리는 향후 정국 운영에 큰 부담을 안게 될 전망이다.민주당 등 야당은 오는 10일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당대표 질문과 중ㆍ참의원 예산위원회 등에서 아베 총리의 인사 책임론을 중점 거론하면서 대여공세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간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아베 총리의 임명 책임이 매우 무겁다.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회복되지 못했다고 생각될 때 국민에게 신임을 물어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어떠냐"며 조기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 실시를 요구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인사 파문 이후 여론 추이에 따라 아베 정권이 진퇴의 기로에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집권 자민당이 지난 7월29일 실시된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제1당 자리를 야당인 민주당에 내준 데 이어 선거 참패를 벗어나기 위한 대규모 당ㆍ정 개편마저 장관의 인선 실패로 얼룩지게 돼 아베 총리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