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연내 600兆 돌파 … 리스크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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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규제로 2금융권 대출 급증 … 서민 이자부담 '눈덩이'
가계 빚이 596조4000억원(6월말 기준)으로 600조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가계부채 위기가 발생했던 2003년 말(448조원)보다 무려 149조원(33.2%)이나 늘어난 규모다.
최근 들어 대출금리가 크게 올라 서민들의 이자부담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이 은행권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고 상호저축은행이나 신협 등 제2금융권으로 내몰리고 있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비견되는 가계신용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분기 중 가계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잔액은 596조4000억원으로 3월 말에 비해 9조9238억원 늘어났다.
지난 1분기(증가액 4조5534억원)에 비해 2분기 증가 속도가 다시 빨라졌다.
금융기관별로 보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은행 금융기관으로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은행권에 대한 정부의 주택관련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신용도가 떨어지는 서민들은 높은 이자를 물고서라도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저축은행 신용협동기구(신협 새마을금고 상호금융),신탁 및 우체국예금,보험사 등 비은행금융기관을 통한 대출 증가액은 지난 2분기 중 5조6565억원을 기록했다.지난해 같은 기간의 증가액(2조7145억원)보다 2.1배나 많은 규모다.
여신전문기관 대출도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신용카드사 대출이 5843억원 늘어 3분기 만에 증가세로 반전됐다.
반면 예금은행의 2분기 가계대출은 2조1886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2분기 12조4733억원 증가했던 것에 비하면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주택관련대출 잔액은 정부의 규제로 5900억원이나 감소했다.
예금은행의 평균 대출금리가 지난 2분기 연 6.34%였던 데 비해 신협 일반대출 평균금리가 7.38%,상호저축은행 대출금리가 10.85%로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민들의 이자부담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으로 은행권의 대출금리도 덩달아 오르고 있기 때문에 가계 전반적으로 이자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악순환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출자의 이자부담 증가는 경기회복에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빚을 상환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신용경색과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신용카드 사태가 발생했던 2003년 말과 비교하면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421조원에서 565조원으로 144조원(34.1%) 늘어난 반면 신용카드 사용액과 할부구매 등의 판매신용은 5조원(19.4%) 증가에 그쳤다.조영무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대출시장 구조가 미국과는 달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위기는 나타나지 않겠지만 다른 형태의 신용위기는 발생할 수 있다"며 "시중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크게 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가계 빚이 596조4000억원(6월말 기준)으로 600조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가계부채 위기가 발생했던 2003년 말(448조원)보다 무려 149조원(33.2%)이나 늘어난 규모다.
최근 들어 대출금리가 크게 올라 서민들의 이자부담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이 은행권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고 상호저축은행이나 신협 등 제2금융권으로 내몰리고 있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비견되는 가계신용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분기 중 가계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잔액은 596조4000억원으로 3월 말에 비해 9조9238억원 늘어났다.
지난 1분기(증가액 4조5534억원)에 비해 2분기 증가 속도가 다시 빨라졌다.
금융기관별로 보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은행 금융기관으로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은행권에 대한 정부의 주택관련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신용도가 떨어지는 서민들은 높은 이자를 물고서라도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저축은행 신용협동기구(신협 새마을금고 상호금융),신탁 및 우체국예금,보험사 등 비은행금융기관을 통한 대출 증가액은 지난 2분기 중 5조6565억원을 기록했다.지난해 같은 기간의 증가액(2조7145억원)보다 2.1배나 많은 규모다.
여신전문기관 대출도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신용카드사 대출이 5843억원 늘어 3분기 만에 증가세로 반전됐다.
반면 예금은행의 2분기 가계대출은 2조1886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2분기 12조4733억원 증가했던 것에 비하면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주택관련대출 잔액은 정부의 규제로 5900억원이나 감소했다.
예금은행의 평균 대출금리가 지난 2분기 연 6.34%였던 데 비해 신협 일반대출 평균금리가 7.38%,상호저축은행 대출금리가 10.85%로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민들의 이자부담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으로 은행권의 대출금리도 덩달아 오르고 있기 때문에 가계 전반적으로 이자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악순환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출자의 이자부담 증가는 경기회복에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빚을 상환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신용경색과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신용카드 사태가 발생했던 2003년 말과 비교하면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421조원에서 565조원으로 144조원(34.1%) 늘어난 반면 신용카드 사용액과 할부구매 등의 판매신용은 5조원(19.4%) 증가에 그쳤다.조영무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대출시장 구조가 미국과는 달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위기는 나타나지 않겠지만 다른 형태의 신용위기는 발생할 수 있다"며 "시중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크게 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