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Report-발칸의 변신] (3) '중국생산'은 어리석은 짓?

발칸은 상품과 판매시장의 입지 및 성격에 따라 중국과 비교해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눈길을 끈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경쟁적으로 중국으로 몰려가는 경향이 있다. 이는 잘못이다. 특히 서유럽에 수출하는 기업들까지 중국에서 생산하는 것은 명백히 실수다."(보스턴컨설팅 동구전문가 콘라드 베츠커) 단순히 인건비 차이에 현혹되어 '차이나 러시'에 동참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생산성이나 품질까지 종합적으로 감안한 '토털 코스트'를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인건비 격차가 생각만큼 결정적이지 않다고 보스턴컨설팅의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동구권 국가들의 임금은 나라에 따라 다르지만 중국에 비해 2~3배 높다. 하지만 제품생산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중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해 서유럽에 수출할 경우 운송비 통관비 창고비 등 각종 부대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진다. 보스턴컨설팅이 20개 주요 공산품을 놓고 서유럽시장 도착가격을 기준으로 비교해 본 결과,중국과 동구권에서의 생산이 품목에 따라 다르지만 전체 평균으론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구권에서도 인건비가 싼 발칸지역에서 생산하는 경우엔 중국보다 오히려 더 싸게 먹힐 수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건비 외에 발칸의 블루칼라의 15%가 영어를 모국어만큼 구사하고 독어와 불어 이탈리아도 어느 정도 구사한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소비지인 서유럽과의 언어 소통,문화적인 동질성 등에선 중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양호하다."(양인천 코트라 부쿠레슈티 무역관장)

이와 함께 다품종소량생산이라는 세계적인 마케팅 추세에 부응하는 데도 발칸은 중국에 비해 유리하다. 유럽은 동질적이면서도 언어 민족 정서 취향 등에서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에 이를 충족시키는 과정에서 경쟁력이 높아지고 경영기법도 세련된다. 양 무역관장의 총평이 설득력을 더한다.

"발칸은 아직 많은 과제를 안고 있지만 EU의 선진시스템을 빠른 속도로 수용하고 있다. 이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발칸의 가장 큰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