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0.001초와 한계치

鄭俊石 < 한국산업기술재단 이사장 jsjung88@kotef.orkr >

지난주 일본 오사카에서는 세계육상대회가 열렸다.육상은 서양인들에게 인기가 있지만 100m 달리기는 다리가 짧은 동양인에게도 관심거리다.

최단 거리를 달리면서 인간의 근육,맥박,호흡,정신력 등의 종합 작용이 승부에 연결되는 운동이기에 더욱 흥미진진하다.

누가 그 해의 인간총알이 되었으며 얼마나 기록을 경신했었는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곤 한다.남자부에서는 미국의 타이슨 가이 선수가 자메이카의 아사파 파웰 선수를 제치고 9초85로 우승했다.

이는 1991년 도쿄 세계육상선수권 대회에서 1위에 오른 미국의 칼 루이스 선수의 9초86에 비해 0.001초를 단축한 것이다.

여자부에서는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졌다.11초01로 자메이카의 베로니카 캠벨 선수와 미국의 로린 윌리엄스 선수가 같은 기록으로 나란히 골인했다.

다행히 이를 1000분의 1초까지 미세하게 볼 수 있는 정밀 사진 판독에서 캠벨이 간발의 차로 앞서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육상 외에 스피드 경주인 경마,경륜,경정에서도 이를 측정하는 기술이 활용돼 시시비비를 객관적으로 판단해 주고 있다.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인 나노기술이 급속히 실용화되고 있는 요즘,판독기술이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할지 상상이 안 될 정도다.

이러한 미세 기술이 발전하는 한편 우리 생활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스피드와 체력의 한계치를 즐기고 있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는데,이들에겐 번지점프 서바이벌게임 등 모험을 수반한 경기나 극한 게임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필자도 체력의 한계를 경험해 보기 위해 일부러 한여름 땡볕에서 테니스게임을 해보기도 한다.

때론 등산을 하며 가파른 등선을 속보로 걸어도 본다.

한계를 극복한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1%도 안되는 미세한 차이로 조금씩 발전하고 개선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미세한 차이에서 비롯되는 결과는 종종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시장에서도 상품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되지 않아 1%만이라도 차이가 생기면 가수요가 생겨 가격이 큰 폭으로 출렁거리기도 한다.

그간의 생활을 되돌아보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그 한계치인 1%의 노력과 성의를 다했을 경우 결과도 만족스럽고 이것이 발전의 계기가 되었던 예가 많았다.사소하게 생각하는 사전 준비와 생각,실천 등에서 한계치인 1%라도 전보다,혹은 남보다 다르면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메달을 목에 거느냐 못 거느냐가 0.001초로 결정되고,수평인 저울을 기울이게 하는 것도 자그마한 한 톨의 쌀알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