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러 3국 경협 가시화 ‥ APEC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단초 마련

노무현 대통령이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된 미국과 중국,러시아와의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구체적 단초를 마련하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이들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협정 등 북한의 핵폐기에 따른 보상과 유인책을 보장하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함으로써 내달 2일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에서 의미있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한·러,3국 경협 시사

노 대통령은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의 해결이 남북은 물론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과 동북아 평화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노 대통령의 언급은 한반도 철도의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연결 등 동북아 물류사업과 에너지 공동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특히 이들 사업의 경우 남북한과 러시아 3국간의 공동사업으로도 발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단순히 지역 내 물류 수송 개선뿐 아니라 경제 및 평화 안보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도 최근 "10월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이 철도 사업 추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푸틴,"북한의 이익도 고려"푸틴 대통령은 이날 "북핵 문제 해결에 큰 진전을 이루었다"고 현 상황을 평가한 뒤 "우리는 국제사회의 염원을 염두에 두고,북한의 이익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불법자금 문제로 교착상태에 봉착했던 6자회담이 재개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맡은 데 이어 대북 에너지 지원 의사도 밝히는 등 회담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6자회담과 동북아 안보환경이 다음 단계로 진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할 용의가 있음을 강조했다.향후 동북아 안보환경의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균형잡힌 시각에서 의미있는 기여를 계속하겠다는 뜻이다.

노 대통령도 "6자회담이 아주 낙관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도 러시아가 결정적인 시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시드니=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