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스와프시장 개입 ‥ 꿩먹고 알먹고?

한국은행이 11일 외환스와프 시장에 개입한 것은 달러 부족에 따른 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해 단기외화 차입 압력을 줄이겠다는 '정책 판단'에서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한은이 무위험 차익을 거두는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올초 단기외채 급증 문제가 불거졌을 때부터 한은은 외환스와프 시장 직접 참여를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한은이 선물환율이 과도하게 떨어진 상태에서 현물환을 팔고 선물환을 매입(sell & buy)하는 거래를 할 경우 그동안 외국계 은행 지점들이 누렸던 것과 비슷한 무위험 차익거래 이득을 확보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선물환을 상대적으로 싸게 매입해 일종의 환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보유액을 미국 채권 등으로 운용해 얻을 수 있는 이자를 포기해야 하지만 환차익이 더 크다면 한은 입장에선 이익이다.또한 스와프시장에서 조달한 원화로 통안채를 상환하거나,통화(원화)를 흡수한 만큼 통안채 발행물량을 줄이면 그만큼 이자비용이 줄기 때문에 한은 수지가 개선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은은 지난해 1조7000억원의 적자를 나타냈고,이런 추세대로라면 2004년 이전까지 쌓아둔 적립금을 전부 까먹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시장불균형이 심화됐을 때만 조정역할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한은의 수지 개선을 스와프시장 참여 결정의 주된 고려 요인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한은의 외환스와프 시장 개입 여파 등으로 3원80전 떨어진 932원50전에 마감됐다.

스와프 시장에서의 거래 자체는 원론적으로 현물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그동안 스와프시장에 부족한 달러를 원·달러 현물시장에서 조달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 등이 사라지면서 단기적으로 환율 하락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외환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