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희소금속大戰] (上) '첨단산업 비타민' 급부상


휴대폰용 디스플레이 패널을 제조하는 국내 S사의 한 관계자는 인듐에 대해 "약방의 감초가 산삼이 됐다"고 말했다.

3년 전만 해도 kg당 가격이 비싸야 300달러 안팎이던 인듐 가격이 현재 700달러 안팎으로 두배나 올랐음을 빗댄 것이다.인듐은 전기가 통하면서도 유리처럼 투명한 무색무취 물질로 유리판에 얇게 발라 전기신호가 통하는 액정화면용 패널을 만드는 데 쓰인다.

투명한 전자회로기판을 인쇄하는 데도 빠져선 안 되는 물질이다.

이 때문에 인듐을 IT산업의 비타민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없으면 모바일기기 자체를 만들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인듐뿐만 아니다.

티타늄 크롬 몰리브덴 바나듐 셀레늄 등 여타 희소금속도 사정은 비슷하다.3년 전만 해도 파운드당 7달러에 불과했던 몰리브덴의 경우도 현재 30달러를 넘어섰다.

텅스텐과 네오슘 등도 3~4배가량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제철에 쓰이는 망간,특수강에 쓰이는 바나듐도 수급이 불안정한 상태다.실제 광업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희소금속 수입량은 약 190만t으로 금액으로 치면 54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코닝 포스코 현대제철 포스코특수강 현대종합금속 등 철강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국내 3000여개 중소기업이 텅스텐과 코발트 등을 특수공구와 주물용,초경합금 전자재료 등에 사용하고 있어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 같은 소재가 브라질 호주 남아공 칠레 중국 콩고 우크라이나 등에 집중 매장돼 있다는 점이다.

희소금속의 매장량 80% 이상이 5~6개 국가에 몰려있는 것이다.

중국이 텅스텐의 경우 83%,안티몬은 81% 매장하고 있으며,니오븀은 브라질이 87%를 차지하고 있다.

광업진흥공사 관계자는 "자원 보유국들이 최근 원료광석을 그대로 수출하는 기존 방식을 부가가치가 높은 물질로 가공하는 국내 수요 우선 중심의 산업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자체 수요를 크게 늘리고 있어 이 같은 수급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대부분의 희소금속이 40~50년 정도면 바닥난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대체물질 개발도 현재까지 이뤄진 것이 없다.

한국은 일본처럼 희소금속을 가공할 원천기술이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큰 문제다.

따라서 일본이 희소금속으로 가공한 첨단 부품 소재 가격을 급격히 올리게 되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산업계와 학계의 지적이다.한 특수공구업계 관계자는 "인듐 가격과 수급 상황이 불안정해지면서 사내에 국제가격을 매일 체크하는 전담 직원을 뒀다"며 "해당 국가가 수출물량을 통제하면 꼼짝없이 부르는 대로 값을 쳐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