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구 기자의 맛따라 길따라] '강원도 양양' … 송이버섯 별미에 추억까지 듬뿍

송이는 소나무와 공생한다.

소나무 뿌리 끝부분에 붙어 살며 소나무로부터 탄수화물을 공급받는다.그 대가로 땅속의 무기양분을 흡수해 소나무에 공급하며 병원균의 침입도 막아준다.

공생하며 자라서인지 송이는 어떤 음식과도 붙임성 좋게 잘 어울린다.

고기를 구워먹을 때 송이를 잘게 찢어 살짝 익혀 먹으면 그 향과 맛이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는다.밥에 넣어 먹어도 되고 칼국수나 죽 등 한식과 양식,일식 어느 요리에도 화룡점정의 역할을 해낸다.

그래서 국산의 경우 1kg에 30∼40만원을 넘는 살인적인 가격에도 가을만 되면 송이버섯을 찾도록 만든다.

요즘 미식가들의 관심은 강원도 양양에 쏠려 있다.29일부터 닷새간 송이축제를 여는 양양은 국내 최대의 자연송이 산지.송이 전문 맛집들도 많다.

송이골(033-672-8040)은 비교적 저렴하게 송이맛을 볼 수 있는 곳.송이돌솥밥(1만5000원)의 경우 돌솥밥 위에 잘게 썬 송이버섯을 얹는 게 전부지만 그런대로 그 향을 느낄 수 있다.

딸려 나오는 반찬도 괜찮다.2인분 이상만 주문할 수 있다.

송이칼국수(6000원)도 있다.

고기를 구워먹으면서 송이를 먹으려면 등불(033-671-2500)과 이모네숯불갈비(033-671-2959)가 좋다.

북한산은 1kg에 15만원 정도를 줘야 하고 양양산은 훨씬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만 한다.

'뚜거리탕'을 잘하는 월웅가든(033-671-3049)에도 들를 만하다.

20여년 동안 뚜거리탕을 팔아온 곳이다.

인근 남대천에 서식하는 뚜거리라는 자그마한 생선을 잡아 손질한 뒤 된장 고추장을 넣어 푹 끓여낸다.

예전에 주민들이 농한기에 천렵하면서 출출해지면 큰 냄비에다 끓여먹던 음식이다.

속초나 양양 등지에서 하룻밤 묵는다면 선선한 가을바람을 즐기며 훈제 바비큐를 먹는 것도 낭만적이다.

속초 한화플라자 내 '산아래 호수위'(033-635-7711)에서는 야외에서 삼겹살 닭 소시지 등을 안주삼아 생맥주로 목을 축이며 휴가를 만끽할 수 있다.

주말 저녁에는 외국 가수의 멋진 팝송도 곁들여져 분위기를 돋워준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상경하는 길에는 최근 한우고기 300g를 8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팔고 있는 영월 섶다리마을의 '다하누촌'(033-372-0121)을 찾아보자.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탄 뒤 신림나들목으로 나와 주천면 방면으로 20분가량 가면 나온다.

한우 황소는 300g에 8000원,암소는 300g에 1만6000원이다.

주변의 식당에서 '테이블 세팅비'로 1인당 2500원을 내면 사온 고기를 돌판에 구워먹을 수 있다.

갑작스레 소문이 나면서 주말이면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

고기를 갖고 집으로 돌아오려면 오랜시간을 운전해야 하므로 얼음포장을 해야 한다.

포장비용이 꽤 든다.

그러나 아직 이렇게 싼 가격에 한우고기를 공급하는 곳이 없어 먼 길인데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아쉬운 점은 고기를 등심 등 특정부위만 골라 살 수 없고 '한우 한마리'식으로 여러 부위가 함께 포장된 것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양양=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