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공기업 취업門 뚫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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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품성'중시…튀면 안돼!
'신이 내린 직장' 공기업의 또 다른 별칭이다.급여 수준도 높고 정년도 보장되는 직장이라는게 그 이유다.
공기업에 대한 구직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
여기다 올 하반기 공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3% 이상 늘어날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이 높다.하지만 입사는 여전히 하늘의 별 따기다.올 상반기에 채용을 마친 인천항만공사의 경우 8명을 뽑는데 5930명이 몰려 741 대 1의 천문학적 경쟁률을 나타냈다. 또 한국언론재단 318 대 1,한국마사회 303 대 1,기술보증기금 260 대 1,한국가스안전공사 186 대 1,대한주택보증 120 대 1 등 웬만한 공기업의 입사 경쟁률은 100 대 1을 훨씬 웃돈다.
그렇다면 이 같은 바늘구멍을 어떻게 뚫을 것인가.
주요 공기업과 국책은행의 인사담당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한 조직에서 오랫동안 조화를 이루며 일할 사람'을 강조했다.능력이나 창의성 등이 중시되는 일반 기업과 달리 '품성'이라는 단어가 인사 담당자들의 입에서 끊임없이 거론된다.공기업들은 전반적으로 사명감과 봉사정신을 갖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사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성실한 모습과 자신보다 조직을 위해 자기희생을 감수할 줄 아는 인간미 있는 사람이 환영받는다는 얘기다.
김수재 산업은행 인사팀장은 "국책은행은 일반 세일즈 회사와는 중점을 두는 부분이 엄연히 다르다"며 "'오랫동안' 잘 걸어갈 사람을 뽑는다는 게 기본방침"이라고 전했다.18일부터 공채를 시작하는 한국전력의 인사 담당자도 "한전의 경우 여러 전형 과정 중 지원자의 인성이 잘 드러나는 개별면접을 가장 중시한다"면서 "일반기업에서 행해지는 압박면접보다는 지원자의 품성과 됨됨이를 살펴보는 데 주력한다"고 강조했다.이에 따라 공기업 중에는 인·적성 검사를 통해 조직에 부합되지 않거나 기본인성을 갖추지 않은 지원자를 바로 탈락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17일부터 신입행원 원서를 접수하는 기업은행의 인사 담당자는 "특정 지역 소재 영업점 외에는 근무할 수 없다는 식으로 조직에 융화하지 못하고 자기희생에 문제가 있다면 역량이 있더라도 합격하기 어렵다"며 "지식보다 어느 곳에서든 성실히 일해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고 지적했다.일부 공기업이 학력 제한 조건의 폐지에도 불구,학점관리 상황을 중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원자의 성실성을 엿보는 지표로 학점을 본다는 것.
취업 관련 업체들은 "공기업 면접시에는 반드시 단정한 스타일의 의상을 입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취업정보 전문업체인 커리어 관계자는 "정보기술(IT) 분야와 달리 공기업 면접에선 지나치게 튀는 것은 오히려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원하는 공기업과 관련된 정책을 미리 스크랩하고 공부하는 것은 필수다.국민연금이나 공기업 지방이전 같은 일반적인 문제부터 해당 기업의 정책에 관한 전문적인 질문이 필기시험과 면접에서 쏟아진다.한국전력의 경우 일반상식 시험에서도 '전력발전'에 관련된 각종 기술문제와 전문용어,회사의 기본정책 등에 관한 문제를 다룬다.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는 "올 하반기 공기업 입사에선 면접 비중이 높아지고 사회봉사 활동자를 우대하는 경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들은 꼼꼼한 서류준비에서부터 명료한 자기소개서 작성,면접 준비까지 종합적으로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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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뽑나
사무직 토익 900점 후반대…상식문제도 서술형 '깐깐'
일반적으로 주요 공기업들은 서류전형,필기시험,논술,면접,인성적성 검사 등의 과정을 통해 직원을 선발한다.
1차 관문인 서류전형은 일반적으로 어학능력과 학점이 중요하다.
토익 하한선은 보통 사무직 700점,기술직 600점 이상이지만 사무직의 경우 서류합격자들의 토익 점수가 대부분 900점 후반대를 넘나든다.특히 21일까지 신입행원 원서를 접수 중인 수출입은행은 서울대 언어교육원이 개발한 영어구술능력 평가시험인 'TOP'를 도입했다.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업무상 영어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영어필기시험 대신 구술시험을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고난이도 영어시험을 실시하는 곳도 적지 않다.지난달 실시된 코레일(철도공사) 필기시험이 대표적인 예로 "시험 지문에서 생전 처음 보는 영어단어가 무더기로 나왔다"며 입사지원자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다.
행정,경제,전산 등 전공시험도 상식선 상에서 답할 수 있는 질문들이 아니란 점을 유의해야 한다.
산업은행은 경영,경제,법학 등 전공시험에서 객관식보다는 간략하게 서술하는 논술형 문제로 지원자들의 평소 준비상태를 파악하고 있다.'개념을 설명하시오' 같은 단순 질의 형식보다는 작문형 지문이 제시되고 한 질문에 꼬리를 물어 연관질문이 계속 나오는 식으로 전공시험이 진행된다.
면접은 형식적인 측면에선 일반 기업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산업은행 밀착면접의 경우 집단토론을 통해 지원자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리더십,사회성 그리고 인성을 살펴보는 데 초점을 맞춘다.드라마 속의 한 상황을 설정한 뒤 각자에게 역할을 주고 퍼포먼스를 벌이게 해 종합적인 능력을 판단하는 면접도 있다.
최근 입사시험을 실시한 한국인삼공사의 경우,30분 준비시간을 주고 홍삼제품의 CF콘티를 작성해 3분 동안 발표하는 식으로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테스트하기도 했다.
'신이 내린 직장' 공기업의 또 다른 별칭이다.급여 수준도 높고 정년도 보장되는 직장이라는게 그 이유다.
공기업에 대한 구직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
여기다 올 하반기 공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3% 이상 늘어날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이 높다.하지만 입사는 여전히 하늘의 별 따기다.올 상반기에 채용을 마친 인천항만공사의 경우 8명을 뽑는데 5930명이 몰려 741 대 1의 천문학적 경쟁률을 나타냈다. 또 한국언론재단 318 대 1,한국마사회 303 대 1,기술보증기금 260 대 1,한국가스안전공사 186 대 1,대한주택보증 120 대 1 등 웬만한 공기업의 입사 경쟁률은 100 대 1을 훨씬 웃돈다.
그렇다면 이 같은 바늘구멍을 어떻게 뚫을 것인가.
주요 공기업과 국책은행의 인사담당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한 조직에서 오랫동안 조화를 이루며 일할 사람'을 강조했다.능력이나 창의성 등이 중시되는 일반 기업과 달리 '품성'이라는 단어가 인사 담당자들의 입에서 끊임없이 거론된다.공기업들은 전반적으로 사명감과 봉사정신을 갖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사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성실한 모습과 자신보다 조직을 위해 자기희생을 감수할 줄 아는 인간미 있는 사람이 환영받는다는 얘기다.
김수재 산업은행 인사팀장은 "국책은행은 일반 세일즈 회사와는 중점을 두는 부분이 엄연히 다르다"며 "'오랫동안' 잘 걸어갈 사람을 뽑는다는 게 기본방침"이라고 전했다.18일부터 공채를 시작하는 한국전력의 인사 담당자도 "한전의 경우 여러 전형 과정 중 지원자의 인성이 잘 드러나는 개별면접을 가장 중시한다"면서 "일반기업에서 행해지는 압박면접보다는 지원자의 품성과 됨됨이를 살펴보는 데 주력한다"고 강조했다.이에 따라 공기업 중에는 인·적성 검사를 통해 조직에 부합되지 않거나 기본인성을 갖추지 않은 지원자를 바로 탈락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17일부터 신입행원 원서를 접수하는 기업은행의 인사 담당자는 "특정 지역 소재 영업점 외에는 근무할 수 없다는 식으로 조직에 융화하지 못하고 자기희생에 문제가 있다면 역량이 있더라도 합격하기 어렵다"며 "지식보다 어느 곳에서든 성실히 일해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고 지적했다.일부 공기업이 학력 제한 조건의 폐지에도 불구,학점관리 상황을 중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원자의 성실성을 엿보는 지표로 학점을 본다는 것.
취업 관련 업체들은 "공기업 면접시에는 반드시 단정한 스타일의 의상을 입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취업정보 전문업체인 커리어 관계자는 "정보기술(IT) 분야와 달리 공기업 면접에선 지나치게 튀는 것은 오히려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원하는 공기업과 관련된 정책을 미리 스크랩하고 공부하는 것은 필수다.국민연금이나 공기업 지방이전 같은 일반적인 문제부터 해당 기업의 정책에 관한 전문적인 질문이 필기시험과 면접에서 쏟아진다.한국전력의 경우 일반상식 시험에서도 '전력발전'에 관련된 각종 기술문제와 전문용어,회사의 기본정책 등에 관한 문제를 다룬다.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는 "올 하반기 공기업 입사에선 면접 비중이 높아지고 사회봉사 활동자를 우대하는 경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들은 꼼꼼한 서류준비에서부터 명료한 자기소개서 작성,면접 준비까지 종합적으로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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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뽑나
사무직 토익 900점 후반대…상식문제도 서술형 '깐깐'
일반적으로 주요 공기업들은 서류전형,필기시험,논술,면접,인성적성 검사 등의 과정을 통해 직원을 선발한다.
1차 관문인 서류전형은 일반적으로 어학능력과 학점이 중요하다.
토익 하한선은 보통 사무직 700점,기술직 600점 이상이지만 사무직의 경우 서류합격자들의 토익 점수가 대부분 900점 후반대를 넘나든다.특히 21일까지 신입행원 원서를 접수 중인 수출입은행은 서울대 언어교육원이 개발한 영어구술능력 평가시험인 'TOP'를 도입했다.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업무상 영어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영어필기시험 대신 구술시험을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고난이도 영어시험을 실시하는 곳도 적지 않다.지난달 실시된 코레일(철도공사) 필기시험이 대표적인 예로 "시험 지문에서 생전 처음 보는 영어단어가 무더기로 나왔다"며 입사지원자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다.
행정,경제,전산 등 전공시험도 상식선 상에서 답할 수 있는 질문들이 아니란 점을 유의해야 한다.
산업은행은 경영,경제,법학 등 전공시험에서 객관식보다는 간략하게 서술하는 논술형 문제로 지원자들의 평소 준비상태를 파악하고 있다.'개념을 설명하시오' 같은 단순 질의 형식보다는 작문형 지문이 제시되고 한 질문에 꼬리를 물어 연관질문이 계속 나오는 식으로 전공시험이 진행된다.
면접은 형식적인 측면에선 일반 기업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산업은행 밀착면접의 경우 집단토론을 통해 지원자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리더십,사회성 그리고 인성을 살펴보는 데 초점을 맞춘다.드라마 속의 한 상황을 설정한 뒤 각자에게 역할을 주고 퍼포먼스를 벌이게 해 종합적인 능력을 판단하는 면접도 있다.
최근 입사시험을 실시한 한국인삼공사의 경우,30분 준비시간을 주고 홍삼제품의 CF콘티를 작성해 3분 동안 발표하는 식으로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테스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