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In Focus] 日재계 '두 손 든 아베' 따가운 시선

"무책임한 행동" "경영자라면 있을 수 없는 일"
"무책임한 행동" "경영자라면 있을 수 없는 일"

"도중에 정권을 내던진 건 무책임한 행동이다."(이노우에 다이킨공업 회장) "경영자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데라다 아트코퍼레이션 사장)지난 12일 돌연 사임 의사를 발표한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한 일본 기업인들의 시선이 차갑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구조개혁 등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정치 공백을 부를 수 있는 아베 총리의 일방적 사퇴 발표에 비난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성장 제일주의를 내건 아베 총리와 '밀월 관계'를 유지했던 일본 재계의 충격과 실망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일본 재계 대표인 미타라이 후지오 게이단렌 회장(캐논 회장)은 아베 총리의 사임과 관련,"(이유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기업에서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미타라이 회장은 지난 7·29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한 직후 "취임 1년 만에 총리를 바꿔선 안 된다"며 궁지에 몰린 아베 총리를 엄호했었다.주요 경제단체인 경제동우회 사쿠라이 마사미쓰 대표간사(리코 회장)도 "막중한 직책을 감안하면 당돌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 최대 에어컨업체인 다이킨공업 이노우에 회장은 "지금 이 시기에 총리가 사임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무책임한 행동에 불신감마저 든다"고 말했다.

내년 정부 예산편성과 세제개혁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시기에 총리가 두 손을 들어버린 데 대한 비판이다.지난 10일 국회 시정연설이 끝나자마자 사임을 선언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이 많다.

미국계 컨설팅사인 베링거포인트의 요시다 사장은 "국회 시정연설은 기업으로 치면 새로운 경영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그런 연설을 한 뒤 곧바로 총리를 그만두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고 말했다.

정치 공백에 따른 경제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후지필름의 고모리 시케다카 사장은 "정치 공백을 최소화해 지금까지의 구조개혁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도쿄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소폭 상승하고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소폭 약세를 보여 시장은 아베 총리 퇴진에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한편 자민당은 13일 오후 임시 총무회의를 열어 아베 신조 총리의 사의에 따라 후임 총재 선출 선거를 오는 23일 실시키로 결정했다.이번 투표는 중의원 및 참의원 소속 의원과 도도부현(都道府縣) 대표만 참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