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더에게 듣는다] "중국 관련株리스크 관리 나설 때"

"대박의 시대는 갔다."

가치투자 선구자인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는 "업종 대표주가 이미 크게 올랐고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대박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중국 관련주의 경우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하며 증시를 주도해왔던 중형주보다는 우량 대형주나 소형주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내 코스피지수 2000 재돌파 여부로 논란이 많은데.

"기업들의 예상 이익 추정치로 보면 올해 2000을 재돌파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1800대 후반 정도가 알맞다.

유동성으로 더 오를 수도 있지만 투자자들이 현명해져서 주가가 빠지면 돈을 넣지만 오르면 잘 투자하지 않는다.

이제 대박의 시대는 끝났다.우리도 선진국에 진입했고 경제성장률은 4~5%에 그칠 것이다.

망할 기업도 별로 없지만 대박 신화를 낼 기업도 찾기 어렵다.

분산투자해서 금리의 두 배 수준(10% 안팎)을 목표로 자산관리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코스피지수가 3000 혹은 5000까지 갈 것이란 낙관론자도 있다.

"코스피지수가 그렇게 오르기는 어렵다.

미국 다우지수와 비교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우처럼 우리도 업종 대표주만으로 코스피지수를 산출했다면 이미 10,000 정도는 됐을 것이다.

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 많은 기업이 코스피지수를 갉아먹고 사라졌기 때문에 지수가 2000밖에 못 오른 것이지 삼성전자나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대표주는 수십배 올랐다.

지수가 당분간 1000대로 떨어질 일도 없지만 5000까지 오르거나 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중국 관련주가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가치투자자 입장에서는 중국 관련주를 매수하기 어렵다.

화학 철강 플랜트 조선업종의 일부 종목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너무 높다.

심지어 PBR가 11배에 달하기도 한다.

이는 순자산이 4000억원인데 시가총액이 4조4000억원이라는 얘기다.

이런 종목은 연평균 30% 이상 10년 넘게 이익이 성장해야 주가가 합리화된다.

세계적으로도 이렇게 고성장하는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또 중국 관련주는 굴뚝산업인데도 불구하고 바이오주보다 PBR가 더 높은 것은 지나친 기대감 때문이다.

고위험 투자자라면 이런 종목을 매매할 수 있겠지만 설비투자가 많은 종목은 경기가 꺾일 때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바람직한 투자전략은.

"코스피지수를 잊어버리고 철저히 종목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유가나 환율 등 대외 변수와 무관하게 1년 안에 시가총액이 10% 늘어날 수 있는 기업,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이내면서도 PBR가 두 배를 넘지 않는 기업,여기에 배당수익률이 2~3% 정도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최근 가치주 펀드의 성과가 좋지 않은데.

"가치주 펀드라기보다는 중소형주 펀드의 성과가 좋지 않았다.

연말이 되면 가치주와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이 좋아질 것이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과 내재가치의 차이가 좁혀지는 데는 3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길게 봐야 한다.

지금까지 중형주가 시장을 주도해왔는데 앞으로는 초대형주나 소형주가 장을 주도할 것으로 본다."

―일본 펀드 투자자들이 손해를 많이 봤다.

"일본 경제는 항공모함에 비교된다.

항공모함은 방향을 바꾸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분명 일본 경제는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

환헤지를 하지 않고 일본 주식에 투자하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 >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