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脈] 유영환 정보통신부 장관… 친정인 경제기획원 선배들이 인생 멘토

유영환 정보통신부 장관(50)의 별명은 '꾀돌이' 또는 '싸움닭'이다.

토론할 때 두뇌 회전이 빠르고 논리 싸움에 지지 않아 주변에서 붙여준 애칭이다.유 장관의 이런 별명은 경제기획원 인맥에서 비롯됐다.

행정고시 21회인 유 장관은 "경제기획원과 정보통신부에서 일하면서 강봉균 전 장관(현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으로부터 치밀한 논리력을 배웠고 이석채 전 장관(현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한테 강한 추진력을 배웠다"며 "두 분을 가장 존경한다"고 스스럼없이 말하곤 한다.

경제기획원은 유 장관의 대표적인 인맥이다.기획원 출신인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행시 17회),변재진 보건복지부 장관(〃 16회),임상규 농림부 장관(〃 17회) 등이 현직 장관으로 함께 일하고 있다.

이석채 전 장관이 재임 시절 "정통부 관료도 경제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면서 기획원에서 데려온 안병엽 전 장관(당시 정보화기획실장),노준형 전 장관(〃 기획총괄과장)도 유 장관과 손발을 맞췄다.

유 장관은 산자부 인사들과도 인연을 맺었다.2004년 1월 부처 간 국장급 인사교류제 도입에 따라 1년여 동안 산자부 산업정책국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오영호 1차관(당시 산업기술국장)과 행시 동기인 이재훈 2차관을 만났다.

유 장관은 "회의석상에서 오영호 국장과 논쟁을 많이 벌이면서 친해졌다"고 회고했다.

당시 차관보로 유 장관과 함께 호흡을 했던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요즘도 종종 연락하는 돈독한 사이다.김 사장은 "유 장관이 산자부에 있을 때 균형 잡힌 판단으로 정통부 등 다른 부처와 협력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정통부로 복귀하면서 보직이 여의치 않자 사표를 던졌다.

주위에서는 "소신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당시 정통부 사람들보다 산자부 사람들이 더 섭섭해 했다는 후문이 있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유 장관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유 장관이 고려대 경영대 동문 후배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사장과 한솥밥을 먹게 된 것도 인연을 소중히 여긴 결과다.

유 장관은 한국투자금융지주 부사장으로 재임할 때도 산자부에서 터득한 산업전략을 인베스트먼트 뱅킹 업무와 잘 접목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한상대 법무부 법무실장도 유 장관의 고려대 인맥에 속한다.

전임 노준형 장관은 유 장관의 빼놓을 수 없는 친구이자 동기이다.

노 장관은 민간 부문으로 나간 유 부사장을 지난해 3월 차관으로 끌어왔고 자신의 후임 장관으로 유 차관을 적극 추천했다.

유 장관이 "노 장관과는 떼려고 해야 뗄 수 없는 사이"라고 말할 정도다.

노 전 장관도 "유 장관과 기획원 시절부터 트레이닝을 같이 받았고 오랫 동안 호흡을 같이 했다"면서 "나는 느리지만 유 장관은 추진력 있고 단도직입적이면서 빠르다"고 업무 스타일의 차이를 비교했다.

주위에서는 "두 사람이 서로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보통 궁합이 아니다"고 말한다.

유 장관은 이상철 광운대 총장과도 가깝다.

이 총장이 정통부 장관으로 재직할 때인 2003년 유 장관은 정보보호심의관으로서 '1·25 인터넷 대란'을 함께 수습하면서 친해졌다.

행시 동기인 반장식 기획예산처 차관,윤용로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박인구 동원산업 부회장과도 친하게 지낸다.서울대 출신으로 고려대 부총장직을 맡고 있는 안문석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장과는 일하면서 교분을 두텁게 쌓았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