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고유가 시대의 '資源명심보감'

李福載 <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요즈음 국제유가가 불안하다.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배럴당 80달러를 오르내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 유종(油種)인 두바이유도 배럴당 73달러 내외에 이르렀다.

사실상 국제유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두바이유가 2003년에는 배럴당 26.8달러였으나 2005년에는 49.37달러로 상승했고 작년에는 더욱 상승해 61.55달러에 이르렀다.

금년에는 현재까지 그 평균가격이 62.94달러다.

현재 국제유가는 수급(需給) 불균형,달러화 약세,계절적인 요인 및 정유시설 미흡에 따른 불안에 더해 투기자본의 유입이 그 불안의 폭을 증대시키고 있다.이러한 불안요인이 해소될 경우에는 금년 4분기에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60달러 후반 내지 70달러 초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불안 요인이 발발할 경우 국제유가는 상당한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다.

국제유가 불안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주요 산유국들의 유가결정 행태의 변화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과거에는 산유국들이 자국 원유의 가격수준을 결정할 때 대체에너지 개발을 억제하면서 원유판매 수입 소요액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했다.

그러나 이제는 산유국들이 고유가를 선호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세계적인 기술발전과 함께 경쟁력 있는 대체에너지의 출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석유시대의 종말을 예상할 수 있다.

이에 대비해 산유국들은 석유산업이 아닌 다른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이 요구되고 따라서 고유가를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에너지 절약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에너지산업에 대한 개념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이제까지 에너지산업은 석유,석탄,가스 등 연료산업을 중심으로 이해돼 왔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빛,열,동력(動力)과 같은 에너지를 중심으로 이해돼야 한다.

이는 연료를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연소과정에서 비효율과 환경오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념 전환을 바탕으로 에너지회사들은 연료가 아닌 에너지를 효율적ㆍ환경친화적으로 최종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이는 에너지회사들이 연료를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 깊이 개입해야 함을 의미한다.

즉 발전 부문,열생산 부문에 적극 진출하는 동시에 자동차,보일러 등 연료이용기기 제조업과 긴밀한 협업(協業)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에너지절약을 적극 도모하고 에너지공급 체계의 환경 친화성을 제고시킬 수 있다.

해외 석유개발사업의 효율적인 추진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자원개발사업의 투명성확보 선언(EITI)'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 요구된다.

이는 자원개발의 결실이 자원 보유국의 경제발전과 국민생활 향상에 기여하도록 함으로써 '자원의 저주'를 '자원의 축복'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석유개발 사업으로 인해 주변 해양 또는 토양이 심각하게 오염되는 사태를 예방하고 현장 근로자들이 납치 등으로 인해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일련의 구체적인 조치들을 매뉴얼로 만들어서 시행하는 '비상시 대응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국내 대륙붕(大陸棚) 개발사업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국내 대륙붕의 특정지역에 탐사활동이 집중되는 것을 지양(止揚)하고 대륙붕 전체에 대한 체계적인 탐사가 필요하다.

이 결과 얻게 되는 탐사자료를 활용해 해외 석유개발회사들을 적극 유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국의 자본과 기술을 유치하기 위해 대륙붕 개발과 관련한 제도의 개선도 지속돼야 한다.

대체에너지 개발사업은 중장기적인 시각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수소에너지와 핵융합의 이용에 대비해 관련 기술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

이러한 에너지들의 상용화는 상당한 기간을 필요로 한다.따라서 원자력의 적극적인 활용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원자력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해의 폭을 적극 증대시켜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