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비 100만원 카드‥어떤 서비스 있나

연회비가 100만원인 신용카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현대카드가 처음 이 상품을 내놓을 때만 해도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고 내다봤던 은행들이 최근 들어 100만원짜리 카드를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은행들은 이 상품을 통해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씀씀이가 큰 초우량 고객(VVIP)을 카드 회원으로 확보해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하고 있다.



◆100만원 카드 이용자는 2700명연회비가 100만원인 카드를 발급하고 있는 곳은 5개사.2005년 2월 현대카드가 '더 블랙'이라는 카드를 내놓은 데 이어 지난해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농협 등이 '비씨 인피니트 카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국민은행이 'KB 테제카드'로 100만원 카드 출시 대열에 합류했다.

조용주 국민은행 카드제휴업무부 차장은 "PB고객 관리 차원에서 이들을 위한 별도의 특화 카드를 출시할 필요성이 커져 설문조사와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각종 혜택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현재까지 국민은행을 비롯해 5개 금융사로부터 연회비가 100만원인 카드를 발급받은 사람은 약 2700명.국내 경제활동인구(2420만명)의 0.01% 정도에 불과하다.

이 중 현대카드 '더 블랙' 회원이 1500명으로 가장 많고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농협의 회원 수가 모두 1100명 정도다.

국민은행은 70명의 회원을 확보했다.100만원짜리 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와 대기업 임원들이다.

현대카드는 아예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인 대기업의 상무급 이상 임원이나 병원 원장 등으로 발급 기준을 제한하고 있다.

이현식 비씨카드 과장은 "은행들이 PB고객들을 상대로 연회비 100만원 카드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주로 PB고객들이 이 카드를 이용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어떤 혜택 있나

비씨카드와 현대카드에 따르면 '비씨 인피니트 카드' 회원들은 1인당 월 평균 600만원을 쓰고 현대카드의 '더 블랙' 회원들은 1인당 월 900만원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블랙 회원들의 경우 연간 1억원 이상을 카드로 결제하는 셈이다.

현대카드는 1억원 넘게 쓰는 더 블랙 회원들에게 최대 300만원 상당의 여행 상품권을 제공하고 있다.

또 카드 사용액에 관계없이 매년 국내 12개 특급호텔에서 이용할 수 있는 40만원 상당의 상품권과 명품 브랜드 이용권 등을 지급하고 있다.

'비씨 인피니트 카드'와 'KB 테제카드'도 연회비 이상의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씨 인피니트 카드 회원들은 연 1회 아시아지역 무료 왕복 항공권(동반자)을 지급받아 현지 호텔에서 하룻밤을 무료로 지낼 수 있다.

KB 테제카드 회원들은 한 달에 500만원 이상 사용하면 결제액 1500원당 대한항공 마일리지 3마일을 쌓을 수 있다.현대카드 관계자는 "각종 쿠폰을 다 사용하는 더 블랙 회원들은 연간 300만원을 아낄 수 있을 정도로 대부분의 회원들이 연회비 이상의 혜택을 얻어간다"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