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체류 미성년자, 2006년 10만명 넘었다

조기 유학·연수 바람을 타고 3개월 이상 해외에 머물고 있는 미성년자가 10만명을 넘어서는 등 장기 해외 체류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06년 국제 인구이동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출국,3개월 이상 해외에 머무른 19세 이하 내국인 수는 모두 10만691명으로 2005년(8만6854명)에 비해 15.9% 늘었다.장기 해외 체류자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5년 23.1%에서 작년에는 24.5%로 1.4%포인트 늘었다.

미성년자의 해외 체류 증가 현상은 '국제 순이동(3개월 이상 국내외에 체류한 입국자 수에서 출국자 수를 뺀 값)' 추이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내·외국인 통틀어 9세 이하 연령대에선 2만179명이,10~19세는 1만3829명 등이 '순출국'했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층에서는 모두 나가는 사람보다 들어오는 이가 더 많았다.통계청 관계자는 "어린 학생들의 유학과 연수가 성행하면서 스무 살이 채 되지 않은 내국인들의 3개월 이상 장기 해외 체류가 크게 늘어 국제 이동 통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농촌을 중심으로 '외국인 며느리'를 보는 집이 흔해짐에 따라 '방문 동거(혼인 뒤 귀화 전까지의 체류 자격)' 목적으로 한국에 들어와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이 전년에 비해 64.4%나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방문 동거' 자격으로 입국한 외국인 수는 8만4367명으로 '산업 연수'(4만3991명)의 두 배에 이르렀다.장기 체류 외국인을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이 16만3441명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2만150명) 미국(1만8411명) 필리핀(1만7852명) 태국(1만5809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국제 결혼자가 많았던 중국(37.0%) 태국(15.7%) 베트남(10.9%) 등은 각각 입국자가 크게 늘었다.

한편 체류 기간에 관계 없이 작년 한 해 한국의 국경을 넘어 이동한 총 출입국자는 3215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9.9% 늘었다.이 중 내국인은 전년 대비 14.6% 늘어난 2164만8000명이었고 외국인은 1.4% 증가한 1050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