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에 대한 국민시선 싸늘해졌다

노동조합에 대한 국민의 태도가 10여년 만에 매우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국민들은 근로자의 처우가 과거에 비해 크게 나아졌는데도 불구하고 노조가 지나치게 자기 이익만을 앞세우는 것으로 평가했다.또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가 지나치며 경제성장을 위해 노조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노동연구원 오계택 부연구위원이 최근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노조활동에 대한 의식조사를 실시,1989년(당시 1500명 설문) 의식조사와 비교한 결과 밝혀졌다.

오 부연구위원은 19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노동연구원 개원 19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담은 '의식으로 본 노동 20년'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이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근로자들이 사업주들로부터 비교적 정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용자가 근로자를 부당하게 대우한다'는 응답은 1989년 71.5%에서 올해 43.8%로 감소했다.

반대로 '정당하게 대우한다'는 대답은 1989년 27%에서 올해 2배인 54.8%로 높아졌다.'기업에 대한 노조의 요구가 정당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1989년엔 68%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올해는 41.3%만이 고개를 끄덕였다.

반면 노조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의견은 32.4%에서 57.1%로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특히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에 대해서는 국민의 70.3%가 과도하다고 답했다.노조의 국가 경제 및 정치·사회적 역할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도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노조 활동이 강화됐을 때 경제 성장에 미치는 효과를 묻는 질문에 1989년 53.3%였던 긍정적인 의견은 올해 3분의 1 수준인 16%로 급감했다.

부정적 의견은 1989년 26.4%에서 올해 57.8%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오 부연구위원은 "20년 전 노조 형성기 때는 노조가 근로 조건을 향상시켜 근로자들의 근로 의욕을 배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최근엔 노조가 경제적 조합주의 위주로 활동하면서 국가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