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나라살림 257조] 참여정부 5년째 적자 ‥ 올해 14조8000억 부족

올해 정부 예산안의 수입과 지출을 서로 견주면 14조8000억원 적자(관리대상수지 기준)가 나도록 돼 있다.

이로써 나라살림은 2003년부터 내리 5년째 적자를 보게됐다.참여정부 5년 만에 나라곳간이 비고 국가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는데도 예산안을 받아든 각 부처는 '더 쓸 곳이 많은데…'라며 아쉬워하는 눈치다.

2003년 이후 정부는 해마다 재정확대 정책을 펼쳤다.

혁신도시 행정중심복합도시 등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각종 국책사업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고 양극화 해소,저출산 고령화 대책 등으로 복지 지출도 크게 늘였다.하지만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은 재정적자의 급증이 경제의 발목을 잡을까 염려한다.

우선 현 정부는 세금을 전보다 더 많이 거둬들였다.

국내총생산(GDP)이 늘어나는 것보다 세금 증가 속도가 더 빨랐다는 얘기다.2003년부터 2007년까지 5년간 총 국세 수입은 연평균 8.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상성장률보다 3%포인트가량 높은 수치다.

세금을 더 걷을 수 있었던 것은 부동산 관련 세금이 크게 늘어서다.현 정부의 선심성 개발 정책 덕분에 급등한 부동산 가격이 세금으로 이어진 결과다.

하지만 각종 복지정책을 남발하다보니 걷은 세금을 다 쓰고도 모자랐다.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국채를 발행해 메웠다.

재정은 노무현 대통령 임기 첫해만 1조원의 흑자(관리대상수지 기준)였고 그 뒤론 줄곧(2004년 4조원,2005년 8조1000억원,2006년 10조8000원) 적자였다.

올해는 적자액이 14조8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다보니 국가채무 누적액은 해마다 늘고만 있다.

2002년 133조6000억원 규모였던 것이 올해 말에는 301조1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불어날 전망이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찍어낸 국채보다 더 많은 국채를 단 5년 만에 발행했다는 얘기다.

정부는 "외환위기를 극복하느라 투입된 공적자금이 국채로 전환되면서 큰 폭 늘었다"고 설명하지만 나라빚이 쌓여도 너무 많이 쌓였다.

이 때문에 다음 정부는 해마다 재정을 확대하는 정책 노선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잠재성장률은 갈수록 낮아져 세수 여건은 점점 나빠지는데 고령화 진전으로 반드시 써야할 돈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10년 이후 4.3% 수준에 머물다가 2020년대에 접어들면 2.8%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역시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사업을 찾아내 없애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렇게 하면 사업비뿐만 아니라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 인건비까지 줄일 수 있다.검증되지 않은 복지 정책을 집행하느라 참여정부는 중앙 공무원 수를 7만2000명이나 늘렸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