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외환거래, 런던 '뛰고' 뉴욕 '기고'

'세계 외환거래 허브(중심지)'로서 영국 런던의 위상이 미국 뉴욕 및 일본 도쿄와의 격차를 갈수록 벌리고 있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은 국제결제은행(BIS)이 3년마다 발행하는 '세계 외환시장 보고서'를 인용,전 세계 외환거래에서 런던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4월 31.3%에서 올 4월엔 34.1%로 높아졌다고 보도했다.반면 같은 기간 뉴욕시장의 비중은 19.2%에서 16.6%로 떨어졌다.

런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도쿄도 같은 기간 8.3%에서 6.6%로 하락했다.도쿄 외환시장의 비중이 이처럼 낮아진 것은 1995년 BIS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스위스의 경우 6.1%로 이 기간 중 비중이 두 배 가까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홍콩은 중국 금융시장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데 힘입어 4.2%에서 4.4%로 소폭 상승했다.전문가들은 런던 외환시장의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규모의 경제에 따른 수혜를 누리기 위해 거래가 런던으로 더욱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바클레이즈캐피털의 데이비드 우는 "투자자들은 유동성이 풍부한 곳에서 거래하기를 원한다"며 "이에 따라 대형 외환 기관투자가들이 런던 외환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외환보유액을 쌓아두고 있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외환거래 거점으로 뉴욕보다 시차가 작은 런던을 선호하고 있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전 세계 하루 평균 외환 거래액은 2004년 4월 1조8800억달러에서 올 4월엔 3조2100억달러로 71%가량 증가했다.

이 같은 급증세는 헤지펀드와 개인투자자들의 외환투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