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속으로]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 '3세대 대형마트' 첫 선… 정상도전 시동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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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클럽.와인바에 골프연습장까지… 웰빙으로 승부
1999년 출범한 지 4년 만에 업계 10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던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이하 홈플러스)가 한동안의 '잠행'을 딛고 최근 '3세대 할인점'을 선보이며 정상 등극을 향해 재시동을 걸었다.신규 점포 확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신장세를 보이던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업체들 간 신규 점포 출점 경쟁이 본격화한 2005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떨어지는 '시련'을 겪었다.
여기에 업계 3위인 롯데마트의 맹추격으로 업계 2위 자리마저 위협받는 상황을 일거에 만회하기 위해 뛰어든 인수·합병(M&A) 시도마저 번번이 좌절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후 끊임없이 나돌던 매각설을 잠재우고 홈플러스가 꺼내든 카드는 '3세대 할인점'.와인바,골프연습장,1층 전자점 등 기존 업계의 상식을 뒤엎는 새로운 개념의 백화점식 할인점을 잠실에 열면서 본격적인 '대형마트 강남시대'의 개막을 예고했다.
◆1999~2004년,홈플러스의 기적
홈플러스는 1999년 5월 영국 테스코와 삼성물산이 절반씩을 투자한 합작법인으로 출범했다.
외환위기 이후 부채비율이 600%를 넘어서는 등 삼성물산이 생사의 기로에 놓였던 1998년 11월 삼성물산 유통부문은 대표이사직을 이승한 사장에게 맡겼고 10여개 외국 유통업체에 합작을 타진한 결과였다.출범 다음 해 이승한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가격 대신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가치점'이란 당시로서는 생소한 신개념 할인점을 소개하며 업계 1위를 자신했다.
업계는 '황당하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당시 홈플러스의 매출은 이마트 롯데마트 월마트 까르푸는 물론 지방 유통업체인 아람마트보다 뒤처진 업계 10위였으니 당연한 반응인 셈이었다.하지만 창립 이듬해인 2000년 8월에 선보인 안산점은 이 같은 업계의 우려를 일거에 날려 버렸다.
창고형이 대세였던 당시 대형마트 업계에 지상 1층에 문화센터와 푸드코트 미용실 민원센터 등 서비스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등 실험적인 매장 구성을 선보인 것.문화시설과 다양한 서비스 등에 목말라 있던 지역 주민들은 인근 경쟁 점포 대신 홈플러스로 발길을 돌렸다.
안산점은 이후 이 지역에서 이마트나 롯데마트에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은 홈플러스의 '성지(聖地)'이자 경쟁 업체들에는 벤치마킹 대상 점포로 자리잡았다.
홈플러스는 이후 한국형 할인점을 잇달아 선보이며 승승장구,출범 5년째인 2003년 이마트에 이어 업계 2위에 올라섰다.
"2002년에 경력직을 뽑았는데 친정 격인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서로 홈플러스에 지원서를 내더군요.
100명 정도를 골라 입사시킬 정도였습니다." 이 사장의 회고다.
점포 2개로 출발했던 홈플러스 점포는 2005년 43개로 늘어났으며,2489억원에 불과하던 연간 매출도 3조5684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2005~2007년 상반기,시련의 홈플러스
승승장구하던 홈플러스에 2005년부터 내우외환(內憂外患)이 겹쳤다.
매출 증가와 함께 꾸준히 늘어나던 영업이익이 2005년 처음 역신장세로 돌아섰다.
2002년 433억원,2003년 967억원,2004년 1134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던 영업이익이 회계 기준 변경으로 2005년에 1125억원으로 줄어든 것.신규 점포 확장으로 덩치(매출액)는 커졌지만 체력(영업이익)은 떨어지는 기업병 증세가 나타난 것.
외환도 끊이지 않았다.
정상 등극을 호시탐탐 노리던 홈플러스는 1위 업체인 이마트의 독주가 강화되고 3위 업체인 롯데마트가 무서운 기세로 추격해 오면서 '샌드위치' 상황에 놓였다.
이마트는 작년에 월마트코리아 16개 점포를 인수,100호점(103개 점포) 시대를 열며 홈플러스와의 격차를 두 배 가까이 벌려 놓았다.
롯데마트도 롯데쇼핑 상장공모 자금으로 공격적인 점포 확장에 나서 올해 점포 수를 54개로 확대,홈플러스(62개 점포)의 턱밑까지 다가섰다.
위기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홈플러스가 선택한 기업 인수전에서도 한국까르푸 인수 경쟁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대형마트 인수전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설상가상으로 이때쯤부터 홈플러스의 한국시장 철수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지방 점포의 명예퇴직 소식이 알려지면서 철수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부풀려졌다.
초기 양적 팽창으로 2위까지 올라선 홈플러스를 기업가치가 높을 때 매각,그 자금으로 미국 시장 진출이나 중국 시장에 올인한다는 그럴 듯한 분석이 더해졌다.
영국 테스코 그룹의 공식 부인으로 철수설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홈플러스에는 치욕의 시기였다.
◆새로운 실험에 나선 홈플러스
오랜 고민 끝에 홈플러스가 꺼내든 비장의 카드는 경쟁 업체의 허를 찌르는 '역(逆)발상'.신규 점포 개설에만 매달려 제살깎기식 경쟁으로 '레드오션'으로 변해가는 대형마트 업계에 새로운 개념의 할인점으로 승부수로 띄운 것.지난 1일 선보인 잠실점(61호점)은 기존 상식을 뒤집는 대형마트다.
예술과 과학을 접목한 'Artience (Art + Science)'라는 컨셉트로 꾸며진 매장이다.
물건만 싸게 팔던 1세대 창고형 할인점과 매장 내 문화센터,푸드코트,어린이 놀이터 등의 생활 서비스를 추가한 2세대 가치점을 뛰어넘어 고객의 감성 만족을 위해 문화예술,건강,첨단 서비스 등을 더한 3세대 할인점을 선보인 것.
'3세대 할인점' 1호점인 잠실점은 매장 한 층을 갤러리로 꾸미고 160여명의 강사와 700여개 강좌로 운영되는 지역 최대 규모의 평생교육 문화센터를 갖춘 아트빙(Art-wellbeing) 점포로 만들었다.
여기에 헬스클럽,사우나,골프연습장 등 웰빙 공간은 백화점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매장 구성이다.
또 대형마트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테라스를 갖춘 베이커리숍과 커피숍,매장에서 와인을 사서 바(bar)로 가지고 와 마실 수 있는 100석 규모의 유러피안 와인바,전화주문 피킹(picking) 및 MP3 다운로드 서비스 등도 새로운 개념이다.천장의 열센서를 이용해 계산대 대기 인원을 감지해 줄서는 시간을 줄이는 자동 감지 시스템,고객이 직접 계산하는 셀프 체크 아웃 시스템 등 하이테크 점포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
1999년 출범한 지 4년 만에 업계 10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던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이하 홈플러스)가 한동안의 '잠행'을 딛고 최근 '3세대 할인점'을 선보이며 정상 등극을 향해 재시동을 걸었다.신규 점포 확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신장세를 보이던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업체들 간 신규 점포 출점 경쟁이 본격화한 2005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떨어지는 '시련'을 겪었다.
여기에 업계 3위인 롯데마트의 맹추격으로 업계 2위 자리마저 위협받는 상황을 일거에 만회하기 위해 뛰어든 인수·합병(M&A) 시도마저 번번이 좌절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후 끊임없이 나돌던 매각설을 잠재우고 홈플러스가 꺼내든 카드는 '3세대 할인점'.와인바,골프연습장,1층 전자점 등 기존 업계의 상식을 뒤엎는 새로운 개념의 백화점식 할인점을 잠실에 열면서 본격적인 '대형마트 강남시대'의 개막을 예고했다.
◆1999~2004년,홈플러스의 기적
홈플러스는 1999년 5월 영국 테스코와 삼성물산이 절반씩을 투자한 합작법인으로 출범했다.
외환위기 이후 부채비율이 600%를 넘어서는 등 삼성물산이 생사의 기로에 놓였던 1998년 11월 삼성물산 유통부문은 대표이사직을 이승한 사장에게 맡겼고 10여개 외국 유통업체에 합작을 타진한 결과였다.출범 다음 해 이승한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가격 대신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가치점'이란 당시로서는 생소한 신개념 할인점을 소개하며 업계 1위를 자신했다.
업계는 '황당하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당시 홈플러스의 매출은 이마트 롯데마트 월마트 까르푸는 물론 지방 유통업체인 아람마트보다 뒤처진 업계 10위였으니 당연한 반응인 셈이었다.하지만 창립 이듬해인 2000년 8월에 선보인 안산점은 이 같은 업계의 우려를 일거에 날려 버렸다.
창고형이 대세였던 당시 대형마트 업계에 지상 1층에 문화센터와 푸드코트 미용실 민원센터 등 서비스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등 실험적인 매장 구성을 선보인 것.문화시설과 다양한 서비스 등에 목말라 있던 지역 주민들은 인근 경쟁 점포 대신 홈플러스로 발길을 돌렸다.
안산점은 이후 이 지역에서 이마트나 롯데마트에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은 홈플러스의 '성지(聖地)'이자 경쟁 업체들에는 벤치마킹 대상 점포로 자리잡았다.
홈플러스는 이후 한국형 할인점을 잇달아 선보이며 승승장구,출범 5년째인 2003년 이마트에 이어 업계 2위에 올라섰다.
"2002년에 경력직을 뽑았는데 친정 격인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서로 홈플러스에 지원서를 내더군요.
100명 정도를 골라 입사시킬 정도였습니다." 이 사장의 회고다.
점포 2개로 출발했던 홈플러스 점포는 2005년 43개로 늘어났으며,2489억원에 불과하던 연간 매출도 3조5684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2005~2007년 상반기,시련의 홈플러스
승승장구하던 홈플러스에 2005년부터 내우외환(內憂外患)이 겹쳤다.
매출 증가와 함께 꾸준히 늘어나던 영업이익이 2005년 처음 역신장세로 돌아섰다.
2002년 433억원,2003년 967억원,2004년 1134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던 영업이익이 회계 기준 변경으로 2005년에 1125억원으로 줄어든 것.신규 점포 확장으로 덩치(매출액)는 커졌지만 체력(영업이익)은 떨어지는 기업병 증세가 나타난 것.
외환도 끊이지 않았다.
정상 등극을 호시탐탐 노리던 홈플러스는 1위 업체인 이마트의 독주가 강화되고 3위 업체인 롯데마트가 무서운 기세로 추격해 오면서 '샌드위치' 상황에 놓였다.
이마트는 작년에 월마트코리아 16개 점포를 인수,100호점(103개 점포) 시대를 열며 홈플러스와의 격차를 두 배 가까이 벌려 놓았다.
롯데마트도 롯데쇼핑 상장공모 자금으로 공격적인 점포 확장에 나서 올해 점포 수를 54개로 확대,홈플러스(62개 점포)의 턱밑까지 다가섰다.
위기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홈플러스가 선택한 기업 인수전에서도 한국까르푸 인수 경쟁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대형마트 인수전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설상가상으로 이때쯤부터 홈플러스의 한국시장 철수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지방 점포의 명예퇴직 소식이 알려지면서 철수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부풀려졌다.
초기 양적 팽창으로 2위까지 올라선 홈플러스를 기업가치가 높을 때 매각,그 자금으로 미국 시장 진출이나 중국 시장에 올인한다는 그럴 듯한 분석이 더해졌다.
영국 테스코 그룹의 공식 부인으로 철수설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홈플러스에는 치욕의 시기였다.
◆새로운 실험에 나선 홈플러스
오랜 고민 끝에 홈플러스가 꺼내든 비장의 카드는 경쟁 업체의 허를 찌르는 '역(逆)발상'.신규 점포 개설에만 매달려 제살깎기식 경쟁으로 '레드오션'으로 변해가는 대형마트 업계에 새로운 개념의 할인점으로 승부수로 띄운 것.지난 1일 선보인 잠실점(61호점)은 기존 상식을 뒤집는 대형마트다.
예술과 과학을 접목한 'Artience (Art + Science)'라는 컨셉트로 꾸며진 매장이다.
물건만 싸게 팔던 1세대 창고형 할인점과 매장 내 문화센터,푸드코트,어린이 놀이터 등의 생활 서비스를 추가한 2세대 가치점을 뛰어넘어 고객의 감성 만족을 위해 문화예술,건강,첨단 서비스 등을 더한 3세대 할인점을 선보인 것.
'3세대 할인점' 1호점인 잠실점은 매장 한 층을 갤러리로 꾸미고 160여명의 강사와 700여개 강좌로 운영되는 지역 최대 규모의 평생교육 문화센터를 갖춘 아트빙(Art-wellbeing) 점포로 만들었다.
여기에 헬스클럽,사우나,골프연습장 등 웰빙 공간은 백화점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매장 구성이다.
또 대형마트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테라스를 갖춘 베이커리숍과 커피숍,매장에서 와인을 사서 바(bar)로 가지고 와 마실 수 있는 100석 규모의 유러피안 와인바,전화주문 피킹(picking) 및 MP3 다운로드 서비스 등도 새로운 개념이다.천장의 열센서를 이용해 계산대 대기 인원을 감지해 줄서는 시간을 줄이는 자동 감지 시스템,고객이 직접 계산하는 셀프 체크 아웃 시스템 등 하이테크 점포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