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넥스 회장 일가, 경영권 방어 나섰다

부엌가구업체 에넥스의 창업자인 박유재 회장 측이 최근 외국인 투자기업인 윔스 등의 지분 대량 매집에 대응해 자사의 주식을 적극 사들이고 있다.

에넥스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다음 달 1일부터 연말까지 자사주 형태로 주식 15만주(3.3%)를 시가로 매입할 것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취득예정금액은 19억8750만원이며 이는 앞으로 바뀔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에넥스의 최대주주인 박 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달 16일부터 자사 주식을 지속적으로 사들여 13.82%(62만8478주)이던 보유지분을 지난 19일 현재 16.54%(75만2138주)로 늘렸다.

에넥스 주식을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았던 박 회장의 부인 정숙자씨도 8월 말부터 잇따라 주식을 매입해 1.02%(4만6310주)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이 같은 주식 매입에 따라 특수관계인(박회장 부부·박진호 사장 등 자녀 4명 9.35%·자사주 11.41%)을 포함한 박 회장 측의 에넥스 보유지분은 지난달 16일 34.58%에서 현재 38.32%로 늘어났다.

에넥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경영권을 안정화하고 주가를 관리하기 위한 차원에서 지분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박 회장 측에서 자사 주식 취득에 나선 것은 대구에 있는 섬유기계 제조업체인 윔스(대표 장병휘)가 에넥스 주식을 6.68% 보유했다는 것을 공시한 지난 7월 말 이후 비롯됐다.

말레이시아 업체가 지분 21.50%로 최대주주인 외국인 투자기업 윔스 관계자는 "에넥스 지분 매입은 단순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다.한편 사무가구업체 퍼시스 계열의 시디즈도 에넥스 지분 5.18%를 갖고 있다.

이 같은 지분 매집 경쟁에 따라 에넥스의 주가는 지난달 14일 9690원에서 이날 1만4600원으로 51%나 상승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