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위공무원制의 공과

정부의 핵심인재인 실·국장급 공무원들에게 개방과 경쟁 중심의 인사 원칙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고위공무원단 제도가 시행 1년을 훌쩍 넘었다.

당시 이 제도의 도입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나라 공무원제도 역사상 획기적인 변화였다. 하지만 의욕적으로 추진한 공무원 개혁 취지에 걸맞게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기에는 아직 이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 같다. 고위공무원단 제도의 핵심인 개방형 공모직위가 겉돌고 있는 등 '무늬만 개혁'이란 지적이 많다.

물론 인사시스템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개혁이었기 때문에 도입 당시 계급폐지로 인한 혼란 등의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도입 1년이 지난 지금 적어도 공직자들의 의식과 문화에 변화의 바람을 초래한 것은 긍정적인 효과라고 평가할 만하다.

특히 인사관리가 계급과 연공 중심에서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은 괄목할 만하다. 종전에는 동기이고 같은 계급이면 하는 일이 어렵든 쉽든,성과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보수가 같았다. 그러나 이제는 담당하는 업무의 어려움이나 개인별 성과에 따라,같은 동기 간에도 2000만원 이상 보수차이가 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또한 고위직에 대한 역량 검증이 강화됐다. 과거에는 적절한 보직경로와 경력만 쌓으면 기수에 따라 순서대로 국장 보직을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고위공무원에게 필요한 필수 역량을 갖추지 않으면 국장급으로 승진할 수 없게 되었다. 이로 인해 공직사회에도 역량을 개발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문제점도 많이 제기되고 있다. 충원절차의 장기화로 인한 업무공백 문제,직무등급을 과거 계급처럼 인식하는 관행,온정주의적인 성과평가,고위공무원 후보자에 대한 지나친 교육·평가 부담 등이다.

제기된 문제 중 일부는 제도 도입으로 더 큰 성과를 얻기 위해 공직사회가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있고,일부는 개선·보완해 나가야 하는 것도 있다.최근 고위공무원단제도에 대해 공직사회 안팎에서 이런 저런 불평과 불만 그리고 문제제기 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국정 현안과 크고 작은 과제 해결에 불철주야 매진하고 있는 공무원들에겐 이만한 불편과 난관은 거뜬히 극복해 내리라고 믿는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선진 강국을 위해 애쓰고 있는 우리 고위공무원단 여러분에게 국민의 따뜻한 격려와 시선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