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에 흐르는 사랑의 소나타

재미작가 김원숙씨(55)의 그림은 아련한 추억과 낭만적인 동화로 큰 감흥을 준다.

작가는 난해한 미술 작품이 범람하는 세상에서 사랑 희망 빛 염원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준다.오는 5~25일 서울 신사동 예화랑에서 열리는 김씨의 개인전에는 자연과 일상의 모습을 시적으로 그려낸 작품 40여점이 출품된다.

'사랑'을 주제로 일기를 쓰거나 독백하듯 자신의 일상과 남녀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작품들이다.

신작들은 전작에 비해 밝아졌고 주조를 이루던 블루컬러에서도 다소 벗어나 있다.가격은 10호(53×40.9cm) 크기가 점당 600만~1000만원.

그는 '세계여성의 해'였던 1978년 미국 최고의 여성작가 중 한사람으로 선정된 뒤 화단의 주목을 받았고,1995년에는 한국 작가로는 처음 세계유엔후원자연맹(WFUNA)이 선정하는 '올해의 유엔후원 예술인'에 뽑히기도 했다.

이번 전시작은 지극히 사소한 느낌,스치고 지나가는 추억,머나먼 이국땅에서의 향수 등 아름답고 환상적인 이야기로 구성됐다.이 가운데 '달빛소나타'는 남녀의 따뜻한 사랑을 초현실적으로 채색한 작품.달빛이 내리는 밤에 호숫가에 비스듬히 누워있는 여인과 피아노를 치는 남자의 모습에서 무지개 빛 사랑이 움트는 듯하다.

'폭포와 춤'은 천상과 지상,물속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남녀의 몸짓에 에로스의 이미지를 담아내고 이를 춤,바람,천사로 형상화했다.

김씨는 "내 작업은 온갖 편견들을 누그러뜨리고 영혼을 치유하는 씨앗을 심는 것과 같다"며 "삶 자체를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어떤 구상없이 생각나는 대로 그려나간 그림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02)542-5543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