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일자) 상장사 1000개 코스닥시장의 과제

코스닥 시장의 상장기업 수가 1000개를 넘어선 것은 코스닥 시장의 고속성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정규 주식시장으로 출범(出帆)한 지 11년여 만에 상장사 수가 일본 자스닥을 제치고 세계 신시장 중 4위로 올라선 것이나, 거래대금이 미국 나스닥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괄목할 만한 일이다.우리 경제에 기여한 바도 대단히 크다.

기업공개와 유상증자 등을 통해 1350여개 중소·벤처기업들에 34조4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공급했다.

국내 벤처기업 육성의 산실로서 특히 정보기술(IT) 산업 발전에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지난 8월 중국 3노드디지탈을 상장시켜 외국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 물꼬를 튼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앞으로의 과제도 많다.

외형적 성장에 비해 질적인 성장은 크게 뒤지고 있는 까닭이다.특히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상장 및 퇴출 제도를 개선하는 일이다.

기업부실화와 이에 따른 잦은 경영권 변동, 변칙 상장, 주가조작과 횡령·배임 같은 문제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것은 결코 그냥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상장심사를 더욱 철저히 하는 것은 물론 퇴출(退出) 관련규정도 한층 강화해 부실기업을 걸러내고 경영 투명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이야기다.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단타 매매가 지나치게 성행하면서 코스닥 시장은 곧 투기 시장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는 데 대해서도 적극적인 개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연내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판 나스닥인 차스닥 시장에 '아시아 최대 벤처기업 증시'라는 타이틀을 넘겨주지 않도록 서둘러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