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다우도 최고치 경신 …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도 한몫

미 다우지수가 14,000선을 훌쩍 뛰어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무엇보다 여름 내내 증시를 괴롭혔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이 최악의 상황을 지났다는 안도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잇달아 발표되는 좋지 않은 경제지표가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을 부추긴 점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1일(현지시간) 다우지수 최고치 경신의 계기를 제공한 것은 역설적으로 씨티그룹 등 금융회사들의 실적 악화 발표다.

씨티그룹은 이날 3분기 순이익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문 여파로 60%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스위스의 UBS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3분기 중 5억1000만~6억9000만달러의 손실을 입을 전망이라고 밝혔다.말로만 떠들던 금융회사들의 타격이 본격화된다는 점에서 증시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상황은 정반대였다.

금융회사들의 손실 규모가 확정되면서 불확실성이 걷혔다는 해석이 우세했다.더욱이 씨티그룹이 4분기부터는 정상 궤도에 복귀할 것으로 밝혀 신용 위기가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안도감이 매수세를 촉발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이날 영국에서 "글로벌 신용 경색 현상이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 같다"고 발언한 것도 이런 해석에 힘을 불어넣었다.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도 다우지수를 사상 최고치에 올려놓은 공신이다.이날 발표된 9월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는 6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제조업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시장 참가자들은 경기가 나빠지고 있어 FRB가 오는 3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해석에 무게를 뒀다.

최근 발표된 주택경기지표와 소비지표 등 모든 지표가 악화되고 있어 추가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속단하기는 이르다.

금융회사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은 걷혔지만 경기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기 침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주택경기 하락이 경제의 다른 부문으로 전이되는 조짐도 역력하다.

고유가와 달러 약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도 상당하다.그러다 보니 시장이 너무 앞서 나갔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