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Focus] 美재계 "공화당 싫어!" 등 돌려

감세ㆍ규제완화 등 전통적 경제정책 소홀

"경제 잘 다룰것" 민주 지지 40%… 공화 25%미 공화당이 전통적으로 강력한 지지기반이던 재계와 경제계로부터 서서히 외면당하고 있다.

그동안의 경제정책이 실망감을 가져다주고 있어서다.

상당수 경제계 인사들은 민주당이 오히려 경제를 더 잘 다룰 것 같다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미 공화당은 지난 19세기 말 이후 재계의 지지를 받아왔다.

규제완화 세금감면 등 기업하기 좋은 정강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덕분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재계와 경제계의 지지를 상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일 보도했다.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그린스펀은 회고록 '격동의 시대'를 통해 "평생 동안 공화당원으로 지내왔지만 공화당 정책에 실망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민주당 소속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지기반인 노조의 반대를 무릅쓰고 시장개방과 재정건정화에 노력한 반면 공화당 정부는 재정적자만 잔뜩 늘려놓은 채 규제완화나 시장개방 등에 대해선 소극적이라고 비난했다.

비단 그린스펀뿐만 아니다.유명 재계 지도자들과 금융인들도 공화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지자였던 존 맥 모건스탠리 회장은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대형 사모펀드인 매디슨 디어본 파트너스의 존 캐팅 회장도 평생 동안 공화당을 지지하다가 최근 "공화당은 나를 버렸다"며 민주당에 정치자금을 기부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재계인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전문직과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화당 지지자라고 밝힌 사람은 37%로 3년 전의 44%에 비해 줄었다.

이들을 포함한 일반인들 사이에선 오히려 경제분야에서도 민주당에 대한 신뢰가 훨씬 높다.

'어느 당이 연방적자를 잘 줄일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민주당은 43%에 이른 반면 공화당은 18%에 그쳤다.

'경제를 잘 다룰 것 같은 정당'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40%의 지지율로 공화당(25%)을 훨씬 앞섰다.

이처럼 공화당이 재계에서도 외면당하고 있는 것은 이라크 전쟁등 정치 사회적 문제에 신경을 쏟다보니 공화당 전통의 경제정책인 감세 규제완화 시장개방 등을 소홀히 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특히 재정적자를 눈덩이처럼 키워 결과적으로 경제전체에 부담을 준 것이 상당한 실망감을 자아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