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신정아 사건이 미술시장에 끼친 영향

신정아 사건이 미술시장을 위축시켜서는 아니 된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고 본다. 전혀 영향이 없고 오히려 더 좋다.

실제로 필자가 운영하는 포털아트(www.porart.com)의 일 회원 가입수는 신정아 사건 이후 더 많아졌고, 특히 당일 가입해서 당일 작품을 구입하는 분들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신정아 사건으로 기업이나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문화예술 지원 사업에 소극적이 된다는 점에서 걱정들을 하고 있다. 필자는 신정아 사건이 없어도 정부나 기업들이 특정화가 작품을 비싸게 구입해 주는 것은 옳지 않고, 그렇게 해서는 아니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가 진짜로 필요한 작품은 각 기관별로 인터넷 공모를 하고, 투표에 의하여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특집 집단의 특정화가 작품을 구입해주어서도 아니 된다고 본다. 오래 전 정부 주관 중소기업 간담회에 간 일이 있다. 그때 정부가 지원해줄 것을 건의해 보라고 해서 ‘국산품을 애용합시다 라는 문장을 제발 좀 사용하지 못하게 해 달라. 이 말의 의미에는 국산제품은 품질에 비하여 가격이 비싸다는 의미가 있다. 자기 손해 보라는데 손해 볼 사람 있는가?’ 라고 발언했는데, 추가로 할 것도 이야기해 보라고 해서, 하면 아니 된다고 했음에도 권해서 ‘국민의 세금으로 주는 중소기업 지원 자금 없애고 그와 관련된 부서를 없애주면 고맙겠다. 그 이유는 로비 잘하고 서류 잘 만드는 중소기업에 자금 지원해 주면, 정말 장인 정신으로 일하는 중소기업을 더 죽인다.'는 발언을 한 기억이 있다.

똑같다. 정부나 금융기관이 지원해 줄 필요가 없다. 아니 해주어서도 아니 된다. 해줄 것이면 차라리 무료 전시실을 개설하고, 어느 화가나 선착순으로 전시를 할 기회를 주어라. 이것이 공정하다. 특정화가 작품을 정부나 대기업이 하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즉, 로비 잘하고 서류 잘 만들고, 학력위조 잘하는 화가 작품은 팔리고, 작품에만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화가는 점점 더 배 아프게 만든다. 정치화가 작품이 비싸게 팔리고, 특정 화랑 소속 화가 작품만 비싸게 팔리고, 인맥을 동원한 화가 작품만 비싸게 국민의 세금으로 구입하게 된다. 이것은 옳지 않다. 이 문제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빌딩의 경우, 건물비의 1%를 작품으로 구입해야하는데, 이것이 진짜 로비에 의하여 비싸게 공급한 것으로 하고, 뒤로 돈을 받았는지 받지 않았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만약 건축비의 1%를 정말 그 건물에 필요한 그림이나 조각으로 다수의 화가 작품을 구입했다면 건물 전체가 미술관 같이 되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서 1천억 건물이면 10억원의 작품을 구입해야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원로화가 작품도 통상 몇 백만원이면 된다. 500만원이라고 해도 10억원어치 작품을 구입하려면 200점을 구입해야 한다. 200점을 건물에 필요한 곳에 설치를 해보라. 건물에 근무하는 분들이나 건물을 방문하는 분들이 좋은 미술품 감상하는 전시실 같은 공간에서 일을 본다. 하지만, 이렇게 된 곳이 없다.

주어진 법부터 지키도록 감시 감독하고 철저히 위법을 하는 자들을 색출해 내고 그리고 나서 정부지원을 하건 대기업이 지원을 하건 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해결되지 않는다. 또, 그림가격을 내려야 한다. 그림가격이 내려가서 유명화가 작품을 50만원 수준에 구입할 수 있으면 원룸 아파트 사는 독신자도 2,3점은 구입한다. 국내 가구 수가 1천만 가구라고 했을 때 2,3만점을 월 판매하여도 다 공급하자면 100년을 공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위탁을 받아 김달진 미술연구소가 한국미술협회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6 시각 예술인 실태조사 및 분석’에 따르면 대상 중 58%가 월수입 100만원 미만이고 30.4%는 작품 판매를 통한 수입이 전무한 실정이다. 왜 전무한가? 그 이유는 작품을 팔아주거나 전시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만약 계속 이렇게 투명하지 않게 미술품이 유통된다면, 신정아 사건보다 더 큰 사건들이 줄줄이 나올 것이다. 그리고 작품 한 점 팔지 못하는 화가들이 줄줄이 생길 것이다. 이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대중들이 작품을 구입하는 문화를 만들어야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에서 지원을 해줄 것이면, 작품 한 점 파는데 얼마가 되었건 판매 업체에 지원을 해라. 가격별로 지원해 주면 아니 된다. 국내 작품 판매 수에 따라 지원을 해주라. 그럼 많은 분들이 저렴한 가격에 좋은 작품들을 구입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미술품을 판매하면서 작품 가격은 무조건 내려가야 한다는 원칙으로 인터넷 경매를 시작했다. 지금도 이 원칙은 같다. 작품이 모자라서 못 팔 때까지 무조건 팔 것이다. 가격이 내려가도 무조건 판매한다. 가격이 내려가면 많은 분들이 작품을 구입할 것이고, 많은 분들이 구입하면 가격은 다시 올라간다. 때문에 어떠한 작품 몇 점이 낮은 가격에 판매된다고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지금은 하루에 70점 이상의 작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10월 7일 중국 화가 초대전 이후부터는 하루에 무조건 100점 이상을 판매할 것이다. 그래야만 낮은 가격에 좋은 작품들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혹자는 포털아트도 작품을 아무 작가나 소개해 주지 않지 않느냐고 한다. 맞다. 그림만 그린다고 화가가 아니다. 자신의 독창적인 작품, 다른 나라 화가가 하지 못하는 작품을 창작하는 화가면 무조건 소개한다. 설사 화가에게 주는 돈보다 낮은 가격에 작품이 팔려도 계속 작품을 받아서 소개한다. 그러나 해외 화가를 따라 그린 그림, 자신의 그림이 아닌 작품, 누구나 할 수 있는 작품은 절대 사절이다. 아니 소개해주면 내 무덤을 내가 판다. 지금은 세계화되어 있다. 해외작품 누구나 구입가능하다. 포털아트도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자면 우즈벡, 몽골, 중국, 북한 작품들도 소개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더 많은 나라 작품들을 소개할 수밖에 없다. 이들 작품을 소개하여도 더 빛을 낼 화가면 얼마든지 좋다. 그러나 이들 나라의 세계적 화가 작품보다 가격만 비싸고, 독창성이 없는 작품을 내는 화가면 절대 사절이다. 내 무덤을 내가 파는 바보는 없기 때문이다.

한국화의 거장인 이경모 화백 작품, 우희춘 화백 작품 등 전 세계 누구도 그러한 작품을 하지 못한다. 김길상, 정의부, 오태환, 신동권, 신종섭, 차일만, 문상직, 정용규, 박남, 김순겸 등 대부분 화가는 자신만의 작품을 창작한다. 북한 화가 중에도 자신만의 작품을 창작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이를 완벽히 증명한 분이 계신다. 프랑스에서 국내 화가 중 최초로 훈장을 받은 이한우 화백이다.

[ 김범훈 포털아트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