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소송 4건中 3건은 진다

국내 기업들이 2005년 이후 소비자,근로자,주주 등 이해관계자들과 벌인 법률 소송에서의 패소율이 75.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효율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불필요한 소송 부담을 줄여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대한상공회의소는 8일 내놓은 '기업 관련 판례의 최근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2005년 이후 현재까지 기업이 벌인 소비자,근로자,주주 관련 소송 53건의 판결 결과를 분석한 결과 75.5%인 40건이 기업에 불리한 판결이었다고 밝혔다.

기업의 패소율이 높은 이유로 대한상의는 일반 국민들의 주권의식이 높아진 가운데 △기업들이 충분한 법률 자문 없이 기업활동을 벌이고 있고 △기업 관련 법률 규정 자체가 모호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 대한상의가 지난 6월 국내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기업의 16.1%만이 사내에 법무팀을 두고 있었다.특히 중소기업들은 법무팀을 두고 있는 곳이 2.1%(대기업 30.0%)에 불과했다.

법무팀을 설치했거나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구했다면 불필요한 소송과 패소를 피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법률 전문가도 판단하기 어려운 불분명한 법률 규정도 많다.예컨대 현행 상법상 자사주 처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제한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A사는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험에 직면하자 보유 중인 자사주를 우호주주에게 매각했다.

하지만 법원은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자사주를 처분하는 것은 기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무효라고 판결했다.대한상의 관계자는 "대다수 기업들이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자사주를 취득,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유사 소송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