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산업, 고용창출 새 '희망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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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머니 "'그린 집' 10년간 300만개 늘 것"
'미래에 가장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산업은 단연 환경 관련 분야다.'
미국 CNN의 온라인 경제뉴스인 CNN머니는 8일 재생 에너지(태양열 풍력 등 무한히 만들어낼 수 있는 에너지) 개발 등과 관련된 환경산업이 신규 일자리를 엄청난 규모로 창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미국 아폴로 인스티튜트는 이른바 '그린 잡(green job)'으로 불리는 환경 분야 일자리가 향후 10년간 300만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경영정보서비스(MIS)의 작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환경 분야 일자리 수는 총 497만개(2003년 기준).1995~2003년 사이에 늘어난 환경 분야 일자리 수는 72만개다.
연평균 9만개씩 증가해왔다.아폴로 인스티튜트의 전망치는 연평균 30만명의 일자리가 환경산업에서 창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린 잡'으로는 태양열 발전용 집열판이나 풍차의 부품 생산,완제품 시공,바이오 에너지 원료인 바이오매스 수거,재활용 공장 등에서 일할 근로자들이 대표적이다.
환경공학 엔지니어,생명공학 기술자,위험물질 처리기사 등 좀 더 전문성이 높은 일자리도 포함된다.환경보호론자들은 재생 에너지나 대체 에너지에 대한 투자로 당장 친환경 에너지원을 발굴하거나 개발하지는 못하더라도 관련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점을 의심치 않는다.
예를 들어 바이오 연료로 쓰이는 에탄올을 생산하는 미국 중서부의 옥수수 생산 단지에 투자가 몰려들고 있어 이들 지역 농장의 신규 고용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들은 또 재생 에너지 분야의 일자리나 인력 수요는 해외 아웃소싱을 통해 해결하기도 쉽지 않다고 주장한다.UC버클리 에너지·자원그룹(ERG)의 댄 캐먼 교수는 "바이오 에너지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재생 에너지 정책 프로젝트(TEPP)의 조지 스터징어 대표는 "태양열 집광판을 설치하는 서비스나 인력은 숙련도가 높아 보수가 괜찮을 전망"이라며 "이런 일자리도 해외 인력이 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너지 분야의 영향력 있는 단체나 기업들은 이런 논리를 내세워 미국 정부가 재생 에너지 분야에 보조금이나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폴로 인스티튜트는 아폴로 우주선 프로그램이 우주개발사의 신기원을 열었듯 미국 정부가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를 하루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묻지마식 장밋빛 전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리먼브러더스의 드루 메이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원래 신규 산업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곳 아니냐"며 "일자리가 얼마나 늘어날지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며 시큰둥했다.
팩트&오피니언 이코노믹스의 로버트 브러스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에탄올 생산에서 신규 고용이 크게 창출될 것이란 전망에 회의적이다.
그는 이미 농장에 고용된 사람들이 바이오연료 생산 쪽으로 일자리가 바뀔 뿐이라고 본다.같은 논리로 재생 에너지 산업에서 신규 일자리가 늘어나면 전통 산업인 석유와 천연가스 산업의 고용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