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 업 코리아] 백화점ㆍ대형마트, 이젠 해외로!

유통업계가 방향타를 국내에서 해외로 돌리고 있다.

월마트와 까르푸 등 세계적인 유통업체들의 무차별 공세에 국내시장을 수성(守城)하고 이들을 한국시장에서 몰아낸 성공노하우를 바탕으로 토종 유통업체들이 러시아와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코리아' 깃발을 꽂고 있다.해외시장 진출은 오너가 직접 나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시장에서 옥신각신하느니 국내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게 장기적인 안목에서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냉온탕을 오가는 내수경기에만 의존하지 않고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꾀하자는 계산도 깔려 있다.◆신세계,중국시장에서 흑자 낸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업계 모두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로 중국 진출 10년째를 맞는 신세계 이마트는 물론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시계는 국내가 아닌 글로벌로 맞춰지고 있다.지난달 28일 상하이에 문을 연 이마트 창장점.상하이 내에서만 7번째이며,1997년 취양점을 시작으로 중국 유통시장에 뛰어든 이후 중국에서만 9번째 매장이다.

역세권에 위치한 창장점은 단순 상품판매 장소를 벗어나 고급화한 한국식 대형 마트로 운영되고 있다.

유명 해외 스포츠 브랜드는 물론 각종 패스트푸드점이 입점됐고 와인 전문코너를 기존 매장보다 30%가량 넓혀 웰빙 트렌드도 반영했다.최근 한류붐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국산제품을 곳곳에 배치해 국내 브랜드 홍보 효과가 기대된다고 이마트 측은 설명했다.

이마트는 연내 상하이 지역에 10호점을 추가로 출점할 계획이다.

항저우와 쑤저우 등으로까지 지역 점포망을 확대하기 위해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화동지역은 상하이,화북지역은 베이징과 톈진 등 3각 편대를 거점으로 중국 공략의 발판을 확실히 구축한 셈이다.

이마트는 지난 2월말 중국 진출 10주년을 맞아 2012년까지 50~60개 점포를 확보한다는 중장기 비전도 내놓았다.

2008년부터는 중국 이마트 법인의 흑자 경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자체 전망도 내놓고 있다.

◆롯데,해외에서 승부 건다

롯데쇼핑은 러시아와 중국 베트남 인도 등으로의 진출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10년 세계 10대 백화점으로 진입한다는 전략 아래 지난달 러시아 모스크바점을 개장했다.

또 2008년 상반기엔 중국 베이징에 점포를 연다는 계획이다.

해외진출 1호점인 모스크바점은 최고 번화가로 꼽히는 뉴아르바트 거리에서 연면적 3만7000여㎡ 규모로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지하 4층,지상 7층 규모다.

롯데는 또 세계적인 부동산개발업체 등의 컨설팅을 통해 2,3호점 부지도 물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08년 상반기엔 러시아에 이어 중국 베이징에도 해외 2호점을 개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베이징에 백화점 개점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쇼핑은 또 러시아와 중국에 이어 인도 베트남 등을 차기 진출지역으로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 공략의 야전부대는 롯데마트가 맡았다.

롯데마트는 작년 11월 베트남 정부로부터 '소매업 투자허가'를 받은 이후 12월에 자본금 1500만달러 규모의 '롯데 베트남 쇼핑'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베트남 사업담당 임원을 포함해 10여명의 직원이 파견돼 사업부지 선정,소싱 업무,현지인 채용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 중이다.

롯데마트가 취득한 '소매업 투자허가'는 한국 유통업체로는 처음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소매업체로는 독일 메트로,프랑스의 빅-C(하이퍼마켓),팍선백화점 등이 있다.

롯데마트가 베트남 진출을 선택한 이유는 평균 8%를 상회하는 높은 경제성장률과 이에 따른 미래시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대형마트,슈퍼마켓,백화점 등 현대적 소매시설로 시장구조가 변화되고 있으나 월마트나 까르푸 등 세계적인 유통업체들이 발 들여놓지 않아 시장선점이 가능하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

롯데마트는 한국 내 유통 노하우를 발판으로 성공적 베트남 진출을 위한 장기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2008년 하반기 호찌민에 1호점을 열 예정이며 추가로 호찌민,하노이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15~20개 점포 출점을 계획하고 부지확보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또 2004년 중국 상하이와 2005년 선전에 사무소를 개설해 상품을 소싱해오고 있으며,올 초 개설한 인도사무소를 통해 향후 동남아 및 인도지역으로 생활용품과 패션 잡화 등의 소싱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롯데는 이들 사무소를 거점으로 현지 시장조사 등을 거쳐 장기적으로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