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 업 코리아] 행남자기 … 김정일 위원장에 선물한 茶器

행남자기(대표 노희웅) 직원들은 요즘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최근 끝난 2차 남북 정상회담 직후 밀려드는 상담 문의전화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선물한 다기 제품과 답례만찬 때 사용한 식기가 행남자기 제품이란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외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행남자기에 본차이나 기술을 이용한 식기 세트 '실버화이트' 400세트와 선물용 다기세트 300세트를 특별주문,북측에 공급했다.행남자기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왕실,예멘 공화국 대통령궁에도 영국 일본 중국 등 도자기 선진국 제품을 제치고 납품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디자인과 실용성,제품의 견고성 등 삼박자를 두루 갖춘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덕택이다.

행남자기의 글로벌 행보가 순풍에 돛을 단 형국이다. 수출물량이 급속히 늘고 있는 가운데 남북 정상회담 선물 및 식기 공급 등이 국내외 언론에 알려지면서 주문이 늘어나는 등 호재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004년 본차이나 종주국인 영국 시장을 개척함으로써 빛을 보기 시작한 수출 물꼬가 터지고 있다.

멕시코에만 벌써 200만달러어치가 선적된 가운데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시장 수출물량도 연말까지 밀려 있는 상황이다. 노희웅 대표는 "과거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저가형 제품 수출 중심에서 탈피,유럽산 본차이나 제품이 독식하던 북미와 남미 시장에서의 고급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제품 고급화와 수출선 다변화로 올해 수출물량이 지난해보다 25%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행남자기의 이 같은 성과는 '디자인의 세계화,명품화'라는 미래전략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6년 세계적인 리빙 디자이너 애릭 레비와 공동 작업을 통해 '디자이너스 콜렉션'을 론칭한 것이다.

이 제품은 출시 직후 프랑스에서 유럽 시장 독점 판매권 계약이 진행될 정도로 예상 밖의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디자인 연구소 김태성 부사장은 "앞으로 디자이너스 콜렉션을 행남자기의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대표 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신사업 강화전략의 일환으로 착수한 욕실자기용품 브랜드 '쿤(KOOHN)'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쿤은 세면기 비누받침대 욕조 등 본차이나 기술을 응용한 최고급 욕실용품이다. 노 대표는 "최근 건축 및 인테리어 부자재 시장은 럭셔리와 유니크,웰빙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에서 본차이나 기술을 이용한 최고급 욕실용품 시장전망이 매우 밝다"고 내다봤다.

최근엔 대명콘도와 600세트 공급계약을 맺는 등 실적도 가시화 되고 있다. 회사 측은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현재 연간 1조800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는 국내 욕실용품 시장에서 2010년까지 연매출 1700억원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노희웅 대표 "2015년엔 세계 3대 도자기 업체로"

"2015년에는 연간 4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세계 3대 도자기 업체로 도약 하겠다."올해 창립 65주년을 맞은 행남자기의 노희웅 대표는 "디자인 개발과 영업 마케팅,생산 및 경영관리에서 세계적 표준을 가진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부엌용품 중심의 사업영역을 단계적으로 확장,2015년까지 연간 전체 매출 4000억원을 달성함으로써 영국의 웨지우드,덴마크의 로열코펜하겐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3대 도자기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고급 본차이나 기술 응용 제품 개발 및 디자인 혁신,수출선 확대 등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그는 "글로벌 소비자들과 행남의 가치를 공유하고,이를 신사업으로 연결시켜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세계 최초로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한 본차이나 욕실 용품 사업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제 생활 자기는 소비자의 미적 감각을 충족시켜주는 인테리어 소품으로서 가치를 더하고 있다"며 "웰빙,럭셔리 등이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 트렌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