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에도 회복기운..투신 빈자리는 연기금이 채운다"

"수급에도 회복기운..투신 빈자리는 연기금이 채운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수급 상황에도 회복 기운이 돌고 있어 추가 상승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펀드자금 유입이 둔화되면서 투신권이 힘을 잃고 있지만,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주춤해지고 연기금이 투신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시장을 탄탄하게 받칠 것이란 분석이다. 11일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원은 "미국 시장의 강세를 바탕으로 기관과 외국인이 동반 '사자'에 나선데다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지수의 탄력적 상승에 걸림돌이었던 수급이 다소 호전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특히 6월초 이후 '팔자'로 일관했던 외국인들의 매매에 최근 의미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10월 이후 매도세가 완화되면서 누적 매매추이가 턴어라운드하고 있는 것.

이 연구원은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매수세로 돌아서지 않더라도 매도 강도를 낮추면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면서 "개인의 매수 여력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수 2000포인트 안착과 전고점 돌파가 시장에 대한 불안과 부담을 해소시켜줄 수 있기 때문. 한편 기관의 경우 펀드자금 유출에 따른 투신의 빈자리를 연기금이 채우면서 수급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 정상윤 연구원은 "2000선 돌파에 따른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와 해외펀드로의 자금 유입으로 투신권이 주춤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코스피 지수가 2000포인트를 돌파한 지난 2일 이후 투신은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에도 불구하고 6일째 매도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연기금은 지난주까지 8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기관 매수의 중심에 서고 있는 모습이다.

정 연구원은 "지난 5월 발표된 국민연금 중장기 자산 배분안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2012년까지 매수할 수 있는 주식규모는 80조원에 달한다"면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각종 공공기관의 자금들이 위험 자산에 대한 비중을 늘리고 있어 기관 주도의 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기관 선호 종목들의 차별화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들에 주목하라고 권고. 한국투자증권은 자금 집행 여력이 약화되고 있는 투신권도 업종별로 선택·집중하는 매매 전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들이 선호하는 실적 호전주와 업종 대표주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