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가 미래다] 실리콘밸리의 부활 원동력 '창의적 연구활동'… 美 특허비중 11%

지난 5일 미국 실리콘밸리 산타클라라 시내 프리덤 서클 지역.전원풍의 1층짜리 업무용 건물 10여개에 한국 중국 일본 등 다양한 나라 출신의 벤처기업들이 곳곳에 입주해 있었다.

이 곳에서 만난 아이잭 솔루션의 조셉 조 사장은 “3-4년전만 해도 돈을 구할수 없어 사업을 못할 지경이었지만 요즘은 투자를 하겠다는 벤처캐피탈이 줄을 서고 있다”며 되살아난 실리콘밸리 분위기를 전했다.첨단 블루투스 제품을 개발,모토로라 등에 납품하기 시작했으며 최근 일본계인 앤트팩토리로 부터 100만달러도 유치했다고 그는 밝혔다.실리콘밸리에 인재와 돈과 기업이 몰리고 있다.특히 기존 IT(정보기술)에다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클린테크놀로지) 산업까지 더해지면서 지난해 일자리수도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먼저 돈이 몰려들고 있다.실리콘밸리 지역의 문제점과 성장방안을 찾는 비영리 단체인 ‘조인트벤처 실리콘밸리 네트워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이 지역에 투자된 벤처캐피탈 자금은 모두 52억달러.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46억달러)에 비해 13% 증가한 수치다.지난해 전체로는 8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데이비드 리 벤처소스그룹 사장은 “작년부터 실리콘밸리 지역 투자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고 있다”며 “올해 투자규모는 작년의 2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태양열 풍력 바이오연료 등 클린테크놀로지 분야의 성장이 가파르다.벤처캐피탈들은 지난해 실리콘밸리 39개 에너지 관련 기업에 전년도 보다 3.7배 많은 7억2700만달러를 투자했다.조인트벤터 실리콘밸리 네트워크의 세쓰 피어리 부사장은 “태양열을 중심으로 에너지 기업이 잇따라 생겨나 주요 클린텍 기업만 50여개에 이른다”고 말했다.실제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나노솔라에 투자했으며 인텔 등 대형 IT기업들도 에너지산업에 발을 담그고 있다.안상근 샌프란시스코 무역관장은 “반도체가 태양 집열판에 응용되듯이 IT기술이 에너지 산업과 접목되면서 에너지 벤처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의 이 같은 부활에는 이공계 우수 두뇌들의 식지않는 연구성과가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실리콘밸리 지역 기업과 대학에서 획득한 특허건수가 미국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1995년 5%대에 불과했지만 지난 2005년 11%로 높아졌다.(미국특허상표청)캘리포니아주에서 차지하는 특허비중은 46%에 이른다.2005년 특허 등록이 많은 미국내 도시 톱 10에는 1위 새너제이를 비롯해 서니베일 알로팔토 프레몬트 쿠퍼티노 마운틴뷰 등 실리콘밸리 지역 도시가 6개나 포함됐다.

그러나 IT산업내 부분간 구조조정 조짐도 뚜렷했다.소프트웨어와 디자인 광고 등 창의서비스 분야는 고용이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IT제조와 일반 사무직은 지난해에도 고용이 줄어들었다.

산타클라라·서니베일(캘리포니아)=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