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평양에 무역관" … 내달 총리급회담서 개설 협의

평양에 KOTRA 무역관을 설립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11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4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KOTRA 평양 무역관 설립안'을 경제협력 부문 정식 의제로 상정했다.그러나 이번 회담에서는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해 추후 협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 경협 의제에 올랐다가 '10·4 공동선언'에 포함되지 않은 사항은 다음 달 열릴 총리급 회담이나 장관급 회담 등에서 다뤄질 것"이라며 "KOTRA 평양 무역관 설립 계획도 이때 협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측이 평양 무역관 설립에 동의할 경우 이르면 내년부터 운영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정부 관계자는 "평양 무역관은 부산 대구처럼 KOTRA 국내 지부라기보다는 해외 무역관으로 봐야 하는 만큼 설립을 위해서는 북한 관련 법규는 물론 KOTRA의 해외 무역관 관련 규정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양 무역관은 북한의 특수성을 감안해 기존 KOTRA 해외 무역관의 주요 업무인 한국 제품 판로 개척 및 한국 기업 현지 진출 지원보다는 북한산 제품 수출 지원 및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등을 위한 해외 투자 유치 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 상품 및 원자재를 남한 기업들과 연결해주는 주요 창구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KOTRA 관계자는 "아직 정부로부터 평양 무역관 설립에 관한 공식 지침을 받지 못했다"면서도 "평양 무역관은 북한 제품의 수출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인 만큼 북한 입장에서도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본사 중국팀을 통해 북한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KOTRA는 2000년 북한 나진·선봉 경제특구에 무역관 개설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