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가 미래다] (4) 금융허브 '런던'의 인재교육 ‥ 도시전체가 금융교육 현장


도시전체가 금융교육 현장 … 글로벌 두뇌 불러모은다

지난 4일 오전 영국 런던 금융 중심지를 관통하는 지하철 '뱅크(Bank)'역. 그곳에서 만난 두바이 출신의 샤라하 찬드란씨(32·은행원)는 영국의 금융교육전문서비스기관인 IFS(Institute of Financial Services)에서 마련한 워크숍 수업에 참석하기 위해 하루 전 런던에 왔다고 했다.찬드란씨는 "선진 금융기법 등에 대한 지식을 넓히고 인터넷 원격수강이 가능한 IFS의 '기업금융' 디플로마(Diploma) 과정에 지난 7월부터 등록해 공부 중"이라며 "선택한 교육과정에 워크숍 강좌가 있어 어렵게 휴가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런던 시장이 영국의 다양한 금융교육프로그램 등을 홍보하기 위해 두바이에 왔을 때 이런 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기회가 되면 앞으로 비즈니스스쿨 등에 진학해 글로벌 금융전문가로 성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미 월가를 넘어섰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금융허브 런던시가 글로벌 교육허브로 거듭나기 위해 전 세계를 향해 공격적인 교육서비스 세일즈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선진 금융산업을 활용,금융과 관련된 전문 직무교육을 중심으로 교육서비스산업에서도 최고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영국 교육서비스 세일즈의 최선봉에는 존 스튜타드 런던시장이 서 있다.

스튜타드 시장은 지난해 11월부터 대규모 사절단과 함께 세계 각국을 돌며 지난해 발표한 '교육도시 런던(City of London,City of Learning)' 슬로건과 구체적인 지원계획인 'ETQ(Education,Training and Qualifications)'프로그램을 집중 홍보 중이다.중국 중동 등 유망지역은 두 번씩 이미 다녀왔거나 올해 말까지 방문할 예정이다.

스튜타드 시장은 "다양하고 깊이있는 런던의 교육 및 직무연수 프로그램에 젊고 유능한 전 세계 인재를 끌어들이는 것은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인재 양성에 기여하고 내부적으로는 영국 경제의 지속 번영을 위한 젊은 인재 공급 통로로서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대학(재교육·직업교육 포함·2005년 기준) 유학생은 모두 270만명 수준으로 국가별 유치 인원 비율은 영국이 11% 수준으로 미국(22%)에는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다만 영국으로 유학온 학생 수는 중국 등 아시아계 학생 유입이 늘면서 최근 4년간 43%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런던시는 점증하는 전문적인 직무능력 개발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50여개 분야별 전문 교육서비스기관 및 협회,대학 등과 연계한 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ETQ프로그램 홈페이지(www.cityoflondonlearning.org.uk)를 통하면 회계와 보험계리,자산관리,은행,보험,해운 등 분야별 협회나 전문기관에서 제공하는 수요자 니즈(needs)에 따른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손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로레타 루이 런던시 홍보담당자는 "다양하고 전문적인 교육프로그램이 기관별로 따로 운영되면서 교육 수요를 효과적으로 흡수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지만 이제는 최고 수준의 교육서비스기관들이 '교육허브 런던'구상에 따라 함께 움직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육서비스기관들의 새로운 트레이닝 프로그램 개발도 활발하다.

적극적으로 신규 수요를 창출하려는 시도다.

IFS의 경우 최고경영자급 기업인들의 전문성 제고와 재교육을 위해 하루짜리 교육프로그램도 마련해 놓고 있다.

'의사결정 전략''이슬람금융'과 같은 주제를 놓고 MBA 수업과 비슷한 환경에서 토론하면서 자기계발을 꾀할 수 있도록 했다.

HSBC 로이드TSB 등은 아예 이들 기관과 직원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을 설계해 재교육을 지원하는 추세다.

런던국제금융센터(IFSL)의 데이비드 브라운씨는 "금융허브 런던시는 대학교육뿐 아니라 다양하고 전문적인 직장인 재교육 인프라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더 많은 글로벌 인재 양성을 책임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그는 "금융·회계·법률·해운 등의 분야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들의 선진 직무 노하우를 배우려는 전 세계 수요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런던=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