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서울대병원의 '철밥통'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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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현재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은 의사지만 서울대병원장할 때 병원을 뒤집어놨잖아."
지난 2월 두산 오너일가의 경영진 복귀·선임여부를 취재하기 위해 강원도 평창에서 만난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은 "동생이 의사지만 장사꾼 기질이 있어서 서울대병원을 개혁했다"고 치켜세웠다.서울대병원장을 지내다 두산그룹의 연강재단 이사장으로 옮겨온 박용현씨를 건설부문 대표로 선임한 이유를 설명하면서다.
일반외과의사 출신인 박용현 원장은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서울대병원장으로 있으면서 나름대로 경영혁신을 했다.
외환위기 이후 조성된 공공부문 개혁 분위기를 타고 조직통폐합과 보직임기제 등을 실시했다.요즘 명품 건강진단센터로 떠오른 서울강남 역삼동 스타타워빌딩의 서울대병원 강남센터도 박용현 원장시절의 업적이다.
이렇게 혁신을 단행했다는 서울대병원이 지난 10일부터 진짜 뒤집어졌다.
지금의 성상철 원장이 전임 박 원장의 혁신에서 더 나아가 인사평가시스템을 통해 성과급형 연봉제와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이란 방침에 노조가 파업 피켓을 든 것.서울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의 행정동 1층에 있는 성 원장과 박노현 기획조정실장의 바로 옆방에 구조조정회사인 엘리오&컴퍼니의 상주 직원들이 들락거리고 있다.
엘리오&컴퍼니란 어떤 회사인가?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신촌세브란스병원과 파티마병원 등 어지간한 병원들의 경영진단을 해준 곳으로 소문이 파다하다.
대구 파티마병원의 경우 잦은 파업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뇌졸중과 같은 급성뇌신경 질환치료로 특화해 성공했다.그래서 엘리오&컴퍼니는 '의료업계의 맥킨지'로 통한다.
병원장 등 경영진에게 진단 및 혁신방안은 물론 노조원 설득 노하우까지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말기와 일제시대를 합쳐 100년 이상 된 서울대병원이 자진해서 컨설팅 펌까지 불러들여 경영에 메스를 대려고 하는 것은 병원 간 경쟁이 치열해져서다.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세브란스병원 등 라이벌 병원은 서울대병원보다 월급을 20% 정도 더 줘가며 우수한 의료진을 스카우트해왔다.
최근엔 무서운 기세로 병원을 증축하고 있다.
교육부는 목에 힘을 주고 서울대병원 인사권을 행사할 뿐 정부지원 예산액을 해마다 줄여왔다.
올 예산 5896억원 중 정부보조는 고작 1.3%인 76억원.7000명(보라매,강남,분당 포함)의 서울대병원 식구들은 다른 병원처럼 스스로 벌어서 먹고 살아야 한다.
지금까지 서울대병원 사람들은 특별대접을 받았다.
다른 국립대병원과 달리 서울대병원법(1978년 시행)이란 특별법에 따라 서울대병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이사회도 차관급으로 짜여진다.
고참 의사들은 특수법인인 서울대병원 소속인 동시에 교육부 공무원도 겸직하고 있다.
2005년 7월 서울대병원특별법 폐지안이 국회에 상정됐지만 의사들이 "위상이 떨어진다"며 반발해 통과가 무산됐다.성상철 원장이 기득권의 반발을 무릅쓰고 '철밥통'이란 소리를 들어온 서울대병원을 얼마나 뒤집어 놓을지 밖에서도 지켜보고 있다.
정구학 과학벤처중기부장 cgh@hankyung.com
지난 2월 두산 오너일가의 경영진 복귀·선임여부를 취재하기 위해 강원도 평창에서 만난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은 "동생이 의사지만 장사꾼 기질이 있어서 서울대병원을 개혁했다"고 치켜세웠다.서울대병원장을 지내다 두산그룹의 연강재단 이사장으로 옮겨온 박용현씨를 건설부문 대표로 선임한 이유를 설명하면서다.
일반외과의사 출신인 박용현 원장은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서울대병원장으로 있으면서 나름대로 경영혁신을 했다.
외환위기 이후 조성된 공공부문 개혁 분위기를 타고 조직통폐합과 보직임기제 등을 실시했다.요즘 명품 건강진단센터로 떠오른 서울강남 역삼동 스타타워빌딩의 서울대병원 강남센터도 박용현 원장시절의 업적이다.
이렇게 혁신을 단행했다는 서울대병원이 지난 10일부터 진짜 뒤집어졌다.
지금의 성상철 원장이 전임 박 원장의 혁신에서 더 나아가 인사평가시스템을 통해 성과급형 연봉제와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이란 방침에 노조가 파업 피켓을 든 것.서울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의 행정동 1층에 있는 성 원장과 박노현 기획조정실장의 바로 옆방에 구조조정회사인 엘리오&컴퍼니의 상주 직원들이 들락거리고 있다.
엘리오&컴퍼니란 어떤 회사인가?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신촌세브란스병원과 파티마병원 등 어지간한 병원들의 경영진단을 해준 곳으로 소문이 파다하다.
대구 파티마병원의 경우 잦은 파업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뇌졸중과 같은 급성뇌신경 질환치료로 특화해 성공했다.그래서 엘리오&컴퍼니는 '의료업계의 맥킨지'로 통한다.
병원장 등 경영진에게 진단 및 혁신방안은 물론 노조원 설득 노하우까지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말기와 일제시대를 합쳐 100년 이상 된 서울대병원이 자진해서 컨설팅 펌까지 불러들여 경영에 메스를 대려고 하는 것은 병원 간 경쟁이 치열해져서다.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세브란스병원 등 라이벌 병원은 서울대병원보다 월급을 20% 정도 더 줘가며 우수한 의료진을 스카우트해왔다.
최근엔 무서운 기세로 병원을 증축하고 있다.
교육부는 목에 힘을 주고 서울대병원 인사권을 행사할 뿐 정부지원 예산액을 해마다 줄여왔다.
올 예산 5896억원 중 정부보조는 고작 1.3%인 76억원.7000명(보라매,강남,분당 포함)의 서울대병원 식구들은 다른 병원처럼 스스로 벌어서 먹고 살아야 한다.
지금까지 서울대병원 사람들은 특별대접을 받았다.
다른 국립대병원과 달리 서울대병원법(1978년 시행)이란 특별법에 따라 서울대병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이사회도 차관급으로 짜여진다.
고참 의사들은 특수법인인 서울대병원 소속인 동시에 교육부 공무원도 겸직하고 있다.
2005년 7월 서울대병원특별법 폐지안이 국회에 상정됐지만 의사들이 "위상이 떨어진다"며 반발해 통과가 무산됐다.성상철 원장이 기득권의 반발을 무릅쓰고 '철밥통'이란 소리를 들어온 서울대병원을 얼마나 뒤집어 놓을지 밖에서도 지켜보고 있다.
정구학 과학벤처중기부장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