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동영이 뭐라든 盧 아류" vs 鄭 "이명박 때문에 방미 취소"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17일 상대에 대한 견제에 본격 나섰다.

이 후보는 "노무현 정권의 아류"라며 정 후보를 직접 겨냥했고,정 후보는 "미·일·중·러 4강 외교를 추진했다가 이 후보 때문에 취소했다"고 공격했다.이 후보는 이날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신당 후보를 보니까 노 정권에 대한 비판 때문에 당을 해체하고 (당을 새로) 만들었는데,후보가 되니까 다시 돌아가는 것 같다"며 "뭐라고 하든 결국은 노무현 정권의 아류"라고 비판했다.그는 이어 "(이번 대선은) 정권 연장이냐 정권교체냐 하는 양대 세력 간 싸움"이라며 "(또) 말 잘하는 세력과 일을 잘하는 세력 간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이 후보는 "요즘 한나라당이 20%를 위하고,80%는 위하지 않는 것처럼 (정 후보가) 말하는데 한나라당은 100% 국민을 위한다"고 반박했다.

당 차원에선 정 후보의 여론지지율 상승세를 저지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아직 이 후보의 '대세론'에 큰 변화가 없다는 판단이나 범여권이 후보단일화와 진보진영 및 호남표 결집을 통해 판을 흔들 것에 대비하자는 차원이다.한나라당은 국민중심당과 민주당과의 연대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정 후보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친노,반노 구분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노 대통령의 용서를 구한 후 이 후보를 비판했다.그는 "그동안 나름대로 4강외교 준비를 하고 있었고 대선후보 확정 직후인 17일 곧바로 미국으로 향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그러나 MB(이명박) 때문에 계획을 망쳤다"고 주장했다.이 후보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면담불발 소동으로 인해 계획을 취소했다는 것이다.정 후보는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을 만나 '내가 대통령이 되면 한·미,한·중,한·일 관계를 이렇게 풀어가겠다'는 얘기를 하고 그 분들의 얘기도 들어보면서 외교구상을 업그레이드할 생각이었다"며 "(워싱턴에 있는) 내셔널 프레스 클럽(NPC) 연설도 예약해놨었다"고 소개했다.정 후보는 "MB의 외교재앙 때문에 당초 계획이 송두리째 날아가 버려 MB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홍영식/노경목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