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국정감사] 감사는 없고 후보 검증만 … "국감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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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정감사가 상임위별로 17일 일제히 개시됐다.
그러나 '행정부 감시'라는 국정감사 본연의 취지는 온데간데 없고 다른 당 대선후보를 흠집내기 위한 공방만이 가득한 '정치국감'이 되고 말았다.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관련된 의혹을 앞다퉈 쏟아내면서 이 후보를 국감 증언대에 세우기 위한 작업에 여념이 없었고,한나라당 의원들은 '맞불작전'으로 신당 정동영 후보를 물고 늘어졌다.
일부 상임위에서는 증인채택 문제로 양 당 의원들 간에 몸싸움까지 벌이는 꼴불견을 연출하기도 했다.
◆정무위 파행=정무위원회는 이날 정부 세종로청사에서 총리비서실과 국무조정실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감증인 '날치기'처리 무효화와 박병석 위원장 퇴진을 요구하며 신당 의원들과 대치하면서 개의도 못한 채 파행됐다.한나라당 의원들은 회의 시작 전부터 정부 중앙청사 19층에 마련된 국감장을 점거한 채 농성에 돌입했다.박병석 위원장과 박상돈 의원 등 신당 의원들이 오전 10시께 회의장에 입장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의 저지로 위원장석에 앉지도 못했다.이 과정에서 박상돈 서혜석 김현미 등 신당 의원들과 김정훈 차명진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위원장석 마이크를 놓고 승강이를 벌였다.
특히 박병석 위원장이 마이크를 잡고 발언을 하려는 순간,한나라당 이원기 수석전문위원이 '불법증인 채택무효'라는 피켓을 박 위원장 머리 위로 들어올리면서 이를 막으려는 김태년 정봉주 의원 등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10여분간 몸싸움을 하기도 했다. 이날 예정된 정무위 국감은 결국 하루종일 개회도 없이 파행을 지속하다가 자정을 넘겨 자동 유회됐다.추후 일정도 잡지 못했다.
◆국감 최대 이슈 '이명박을 검증하라'=신당 의원들은 건교위 환노위 정무위 행자위 등 거의 모든 국감에서 이 후보에 대한 전방위 공세를 폈다.건교위 소속 신당 의원들은 공동 명의로 된 정책자료집까지 준비해 이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를 비판했다.이들은 '경부운하는 국가파산,식수 재앙,국민고통 사업이다'는 제목의 정책자료집에서 대운하 사업이 현실성과 경제성,홍수 피해,식수오염 등 11가지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도 '집단행동'으로 응수했다.이들은 소속 의원 공동성명을 통해 "경부운하 공사비는 해외 운하건설 사례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최대한 합리적으로 산정한 것"이라며 "준설을 통해 강의 환경이 개선된 사례는 형산강,태화강이 이미 입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신당과 한나라당은 각각 대운하 공약에 대한 찬반론자들을 대거 참고인으로 채택,대운하 공약의 실효성을 둘러싼 참고인 간 대리전도 벌였다.
신당은 또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 건설 과정에서 특혜 분양 의혹이 있다며 이 후보와 서울시 관계자,업체 간부 등을 증언대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신당 최규식 의원은 행자위 국감에서 "서울시 땅을 담보로 주고,외국기업이 최소한 50% 이상 쓰도록 돼 있는 법적 요건을 어기면서까지 오피스텔 분양 승인을 한 것은 실무선에서 결정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한독산학협동단지의 당시 부사장인 박모씨의 진술이 들어있는 사실 확인서를 공개했다.이에 대해 한나라당 정두원 의원은 "상암 DMC는 이미 고건 시장 때 결정한 것"이라며 "이미 감사원에서 감사를 통해 아무 문제 없는 것으로 결론낸 사안"이라고 되받아쳤다.
재정경제위원회에서는 도곡동 땅 차명보유 의혹과 BBK주가조작 연루의혹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정동영 역검증'으로 맞불=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은 신당 정동영 후보의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정동영 저격수'를 자처하고 나섰다.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 후보는 2001년 처남 민모씨 등을 동원해 코스닥기업인 '텍셀'과 '엑큐리스','금화 피시에스' 등의 주가를 조작해 거액을 챙겼다"며 "금융감독원이 이 사건을 조사하자 (정 후보 측이) 무마하기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금주로부터 10% 정도의 보수만 받은 부동산 중개업자 홍모씨만 수사기관에 통보하도록 사건을 축소시킨 의혹이 있다"며 "주가조작사건의 경우 자금주도 공범으로 간주해 함께 처리하는 게 관행인데도 (주가조작) 실행자인 홍씨만 수사의뢰하고 민씨는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박 의원은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이를 재차 폭로하며 전주지방검찰청의 수사기록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이 후보와 관련된 검찰수사 기록을 검증한다면 정 후보에 대한 문서검증도 같이하는 게 형평에 맞다"고 주장했다.
김인식/강동균/이준혁 기자 sskiss@hankyung.com
그러나 '행정부 감시'라는 국정감사 본연의 취지는 온데간데 없고 다른 당 대선후보를 흠집내기 위한 공방만이 가득한 '정치국감'이 되고 말았다.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관련된 의혹을 앞다퉈 쏟아내면서 이 후보를 국감 증언대에 세우기 위한 작업에 여념이 없었고,한나라당 의원들은 '맞불작전'으로 신당 정동영 후보를 물고 늘어졌다.
일부 상임위에서는 증인채택 문제로 양 당 의원들 간에 몸싸움까지 벌이는 꼴불견을 연출하기도 했다.
◆정무위 파행=정무위원회는 이날 정부 세종로청사에서 총리비서실과 국무조정실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감증인 '날치기'처리 무효화와 박병석 위원장 퇴진을 요구하며 신당 의원들과 대치하면서 개의도 못한 채 파행됐다.한나라당 의원들은 회의 시작 전부터 정부 중앙청사 19층에 마련된 국감장을 점거한 채 농성에 돌입했다.박병석 위원장과 박상돈 의원 등 신당 의원들이 오전 10시께 회의장에 입장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의 저지로 위원장석에 앉지도 못했다.이 과정에서 박상돈 서혜석 김현미 등 신당 의원들과 김정훈 차명진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위원장석 마이크를 놓고 승강이를 벌였다.
특히 박병석 위원장이 마이크를 잡고 발언을 하려는 순간,한나라당 이원기 수석전문위원이 '불법증인 채택무효'라는 피켓을 박 위원장 머리 위로 들어올리면서 이를 막으려는 김태년 정봉주 의원 등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10여분간 몸싸움을 하기도 했다. 이날 예정된 정무위 국감은 결국 하루종일 개회도 없이 파행을 지속하다가 자정을 넘겨 자동 유회됐다.추후 일정도 잡지 못했다.
◆국감 최대 이슈 '이명박을 검증하라'=신당 의원들은 건교위 환노위 정무위 행자위 등 거의 모든 국감에서 이 후보에 대한 전방위 공세를 폈다.건교위 소속 신당 의원들은 공동 명의로 된 정책자료집까지 준비해 이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를 비판했다.이들은 '경부운하는 국가파산,식수 재앙,국민고통 사업이다'는 제목의 정책자료집에서 대운하 사업이 현실성과 경제성,홍수 피해,식수오염 등 11가지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도 '집단행동'으로 응수했다.이들은 소속 의원 공동성명을 통해 "경부운하 공사비는 해외 운하건설 사례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최대한 합리적으로 산정한 것"이라며 "준설을 통해 강의 환경이 개선된 사례는 형산강,태화강이 이미 입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신당과 한나라당은 각각 대운하 공약에 대한 찬반론자들을 대거 참고인으로 채택,대운하 공약의 실효성을 둘러싼 참고인 간 대리전도 벌였다.
신당은 또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 건설 과정에서 특혜 분양 의혹이 있다며 이 후보와 서울시 관계자,업체 간부 등을 증언대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신당 최규식 의원은 행자위 국감에서 "서울시 땅을 담보로 주고,외국기업이 최소한 50% 이상 쓰도록 돼 있는 법적 요건을 어기면서까지 오피스텔 분양 승인을 한 것은 실무선에서 결정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한독산학협동단지의 당시 부사장인 박모씨의 진술이 들어있는 사실 확인서를 공개했다.이에 대해 한나라당 정두원 의원은 "상암 DMC는 이미 고건 시장 때 결정한 것"이라며 "이미 감사원에서 감사를 통해 아무 문제 없는 것으로 결론낸 사안"이라고 되받아쳤다.
재정경제위원회에서는 도곡동 땅 차명보유 의혹과 BBK주가조작 연루의혹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정동영 역검증'으로 맞불=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은 신당 정동영 후보의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정동영 저격수'를 자처하고 나섰다.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 후보는 2001년 처남 민모씨 등을 동원해 코스닥기업인 '텍셀'과 '엑큐리스','금화 피시에스' 등의 주가를 조작해 거액을 챙겼다"며 "금융감독원이 이 사건을 조사하자 (정 후보 측이) 무마하기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금주로부터 10% 정도의 보수만 받은 부동산 중개업자 홍모씨만 수사기관에 통보하도록 사건을 축소시킨 의혹이 있다"며 "주가조작사건의 경우 자금주도 공범으로 간주해 함께 처리하는 게 관행인데도 (주가조작) 실행자인 홍씨만 수사의뢰하고 민씨는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박 의원은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이를 재차 폭로하며 전주지방검찰청의 수사기록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이 후보와 관련된 검찰수사 기록을 검증한다면 정 후보에 대한 문서검증도 같이하는 게 형평에 맞다"고 주장했다.
김인식/강동균/이준혁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