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인수전 달아오른다‥금호.STX 이어 현대그룹.동국제강 등도 참여 검토

올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대한통운 인수를 위한 기업들의 물밑 움직임이 시작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STX 등 인수후보군으로 거론된 업체 외에도 현대그룹과 동국제강 GS그룹 등이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우선협상자 선정이 대통령 선거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차기 정부의 주인이 누가 되느냐도 적잖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통운 매각 주간사론 메릴린치가 선정된 상태다.


◆현대그룹 동국제강 등도 관심 표명

현재 가장 강력한 인수의사를 밝히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발걸음이 제일 빠르다.금호는 이미 UBS와 맥쿼리를 공동자문사로 선정하고 법무자문은 법무법인 세종에 맡기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또 수조원에 이르는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재무적투자자(FI)들과 접촉에 나서고 있다.하지만 일각에서는 금호가 대우건설에 이어 대한통운마저 인수할 경우 과도한 재무적 부담과 함께 '싹쓸이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통운 2대주주인 STX와 물류사업에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CJ도 자문사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STX는 삼일회계법인에 자문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삼일이 메릴린치와 함께 매각 자문을 맡으면서 새로운 후보를 찾고 있다.STX는 대한통운 인수시 해운 물류 등 기존 사업부문과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지만,다른 대기업에 비해 기업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CJ는 외국계 투자은행에 자문을 맡길 것으로 전해졌지만 현 사업구조와 대한통운 사업부문이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인수전 최종 참여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있다.이 밖에 롯데 유진그룹 GS 농협 등도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그룹과 동국제강도 대한통운 인수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M&A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대한통운을 인수할 경우 현대상선 현대택배와의 시너지 효과가 높다고 판단하고 검토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동국제강의 경우 풍부한 현금동원 능력을 바탕으로 신사업 진출 차원에서 대한통운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인수대금 5조원 넘을 듯

업계에서는 대한통운 인수대금이 5조원대를 넘길 것으로 예상돼 결국 인수기업들이 어떤 재무적투자자를 끌어들이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법원은 기존 주주 지분과 관계 없이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회사를 매각하겠다는 입장이다.따라서 최소한 현재 주식 수만큼 증자해야 50% 지분을 인수자가 넘겨받을 수 있게 된다.100% 증자를 한다고 가정하면 시가총액 만큼 자금이 소요돼 2조원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한통운 정관에는 집중투표 배제조항이 없어 새 주인이 골드만삭스와 STX 금호 등 기존 주주로부터 자유롭게 경영권을 행사하려면 최소한 67%를 보유할 수 있도록 증자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결국 200% 증자를 해야 67%의 지분을 보유,경영권을 단독으로 행사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이를 감안하면 인수금액은 4조원에 이른다.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어지면 5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법정관리인 대한통운이 변제해야 할 채무는 3600억원에 불과,이를 제외한 자금은 회사에 그대로 남기 때문에 감자 등의 방법으로 인수자금 중 상당부분은 다시 회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따라서 인수전은 누가 제대로 된 FI를 끌어들이느냐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